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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간 골목 - 세계의 숨은 걸작 2 : 체코 ㅣ 높은 학년 동화 26
바츨라프 르제자치 지음, 김경옥 옮김, 김중석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2년 11월
평점 :
<대장간 골목>은 1934년에 출판되었고 193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1929년 세계대공황이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에 쓰여진 책이라 직장에서 쫓겨나고 먹고살 게 없는 어려운 상황을 그대로 담은 책입니다.
한쪽에서는 부와 사치를 누리고 살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돈이 없어 외상으로 물건을 사야 하는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준 책이예요.
이 책에 등장하는 보찬씨는 전자에 속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후자에 속하는 사람들이지요.
대장간 골목의 주인공인 열세살 소년 프란티크 세베린은 정의감에 불타는 소년이예요.
프란티크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프란티크가 여섯살 때 감기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답니다.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는 프란티크는 보찬씨네 가게에서 일을 해요.
매일 아침 학교 가기 전에 가게 손님들에게 빵과 우유를 배달하고, 오후에는 빈 병들을 수거해 와요.
보찬씨네 가게에 빌레크 아주머니가 찾아오게 되고, 보찬씨와 빌레크 아주머니가 외상값 때문에 왈가불가하는 걸 보게 되지요.
빌레크 아주머니는 정확하신 분인데, 보찬씨가 외상이 더 많다고 하는거예요.
외상이 있는 빌레크 아주머니는 다음부터 외상을 주지 않을까봐 자신이 외상값보다 많이 부르는 보찬씨네 가게에서 그냥 나오게 되지요.
옆에 있던 프란티크는 이 광경을 보고 보찬씨가 가지고 있는 녹색 장부를 없애려고 합니다.
녹색 장부에는 사람들이 외상으로 가져간 물건 값을 적어놓는 곳이예요.
그런데, 그 장부에는 사람들이 가져간 금액보다도 더 많은 금액이 적혀 있답니다.
가져가지 않은 물건을 가져갔다고 적어놓기도 하구요.

프란티크는 그 장부를 훔치려고 계획을 하는데 꼭꼭 잠겨있는 창문 덕분에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게 되지요.
대신 보찬씨 가게에 고양이를 던져 넣게 되는데 고양이의 소란에 보찬씨네 가게는 아수라장이 된답니다.
사람들은 구경을 하러 가고, 경찰은 범인을 찾게 되는 과정에서 프란티크는 그 혼란을 틈타 녹색 장부를 훔치는데 성공한답니다.
훔친 녹색 장부를 프란티크가 자주 교과서를 숨겨놓는 돌기둥 아래에 숨겨 놓게 되는데 다음날 그 녹색 장부는 감쪽같이 사라지게 된답니다.
한편 보찬씨는 그 장부를 거짓으로 적어놨기에 사람들에게 잃어버렸다는 소리도 못하고, 혼자서 그 장부를 훔쳐간 사람을 추측하게 되지요.

없어졌다고 생각한 보찬씨의 장부가 강 주변에서 종잇조각으로 발견되고, 프란티크가 종이조각을 따라 왔을 땐 벌써 그 장부는 보찬씨의 손에 넘어가게 된답니다. 마침 경찰이 나타나고, 보찬씨는 경찰에게 그것이 자신의 장부가 아니라고 얘기를 하게 되고, 장부를 가지고 놀던 아이들의 아빠가 장부를 가져 간 범인이라고 생각한 보찬씨는 또 다른 계획을 세우게 되지요. 보찬씨에게 빚이 있던 콜리스코씨에게서 거의 강압적으로 차를 빼앗게 되고, 자동차 소란으로 결국에 보찬씨는 경찰서에 가게 된답니다.

주인공 프란티크는 나쁜 보찬씨를 혼내주기 위해 계획을 세우지만, 뜻하지 않게 계획이 어그러지게 되고, 계획한 일이 오히려 그로 인해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게 될까봐 늘 조마조마하답니다. 하지만, 자신이 하는 일이 옳은 일인지 생각해보고, 판단이 서지 않을때는 어른들과 상의를 하기도 한답니다. 강물에 빠진 할머니를 구하기 위해 겁없이 뛰어들기도 하는 용감한 소년이지요. 결국엔 모든 사건의 경위가 밝혀지고, 보찬씨는 대장간 골목에서 쫓겨나게 되는것으로 마무리 되고 있답니다. 체크슬로바키아 사회의 하층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쓰인 이 책은 우리 사회가 조금 더 평등해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담아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