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비밀의 방 - 제10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55
조규미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나에게도 청소년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훨쩍 커버려 지금은 청소년을 둔 엄마가 되었다.

흔히들 어른들은 청소년 시기를 낙엽이 떨어지는 것만 봐도 눈물이 핑도는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라고 한다.

하지만 그것도 옛날 이야기지 싶다.

집, 학교, 학원을 오가며 각박한 생활 속에서 감수성을 찾을만한 여유가 있을까?

그래도 나때는 이렇게 학원에 목메어 다니지는 않았는데 요즘 아이들을 생각하면 안쓰럽다.

중학생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 입장에서 책을 통해서 청소년의 삶을 살짝 들여다 보는 것도 괜찮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학교에 다녀와서 미주알 고주알 얘기해 주면 좋으련만 한창이나 비밀이 많은 아이들에게 이건 희망사항일 뿐이다.

그래도 이책을 통해서 아이들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서 감사했다.

청소년에 관한 책을 읽어보면 내가 모르는 그들만의 세상을 들여다 볼 수가 있다.

그러면서 내 아이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기도 한다.

 

공원에서 폭력을 당하는 아이의 모습을 우연히 목격하게 된 민수.

민기라는 아이의 휴대폰을 줍게 된 민수는 휴대폰을 버리려고 했지만, 과거에 자신의 학교에서 밀고자로 누명을 쓰고 전학까지 간 윤재를 생각하며 휴대폰 주인을 구하기 위해 휴대폰을 주웠던 장소로 달려간다.

그때는 미처 도와주지 못했지만, 자신이 도와주었으면 억울한 누명을 벗을 수도 있었던 윤재를 생각하면서 말이다. 

 

나만의 세계 속에서 혼자 갇혀 지내는 화진이는 자신과 외모와 성격이 똑같은 연아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

동성애자인 승찬이가 자신의 이야기와 똑같은 내용을 쓴 수첩을 주운 이야기를 통해 절친인 윤혁이에게 모든걸 털어놓는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엔 마마보이와 바리스타 이야기.

총 4편의 이야기들이 들어 있었는데, 그 중에 마지막 이야기가 가장 가슴에 와 닿았다.

 

진우는 엄마가 모든 것을 관리해주는 우등생 마마보이이다.

바자회에 오라는 지평이의 권유로 커피 공방을 찾은 진우는 함께 스터디를 한다는 혜지를 보고 첫눈에 반해 버린다.

지평이와 한 반일뿐 아무것도 모르는 진우는 스터디를 통해 조금씩 지평이에 대해서 알아가게 된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하고 구김살 하나 없는 지평이는 연탄을 때고 사는 동네에서 할머니와 둘이 살고 있다.

부모 없이 할머니와 살고 있는 지평이는 수시로 엄마에게 전화가 오는 진우가 부럽기도 하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고, 밝게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도 대견스럽다.

그러면서도 혜지와 진우를 연결시켜 주려고 무던히 애를 쓴다.

 

겉에서 보기엔 모두 다 평범해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을 들여다 보면 평범하지 않은 아이들도 있다.

똑같이 교복을 입고 학교에 다니니까 말을 하지 않으면 알수가 없다.

지평이를 보면서 맑고 깨끗한 느낌이 드는 아이였다.

'지평이 같은 마음을 가진 아이들이 요즘도 있을까?'라는 생각을 가져보았다.

수학 시간에 선생님이 풀어보라는 문제를 안풀어 선생님을 화나게 해 다시는 수학 시간에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없던 아이.

그래서 수학 시간마다 슬쩍 사라지던 아이.

그 아이가 어려웠던 수학 시험에서 90점 이상을 받아 선생님을 부끄럽게 만들기도 한다.

어려운 환경을 탓하지 않고 자신만의 꿈을 키워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평이를 보면서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지평이 같은 아이들이 많아졌음 하는 희망을 살짝 가져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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