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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계절이 달라도, 봄을 줄게 ㅣ 달리 창작그림책 26
김모리 지음, 마담규 그림 / 달리 / 2026년 5월
평점 :

즐거움과 외로움.
행복과 불행.
기쁨과 슬픔.
삶을 이야기하고
그려내기 위해서
어느 한 가지만을
말할 수 없다.
삶은 너무도 이원론적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옳고 그름,
긍정과 부정을
구분짓는 시선이
오히려 팍팍하게 느껴졌다.
그저 있는 그대로를
판단하지 않고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에
깊이 머물고 싶었다.
그러하기에 아이들과 함께
머물고 싶은 그림책
<우리의 계절이 달라도, 봄을 줄게>였다.
그림책의 화자는 ‘집’이다.
사람들의 웃음과 사랑으로
가득 찼던 집의 풍경은
집을 밝히던 사람들이 떠나고,
빈 마당과 쓸쓸함으로 바뀐다.
“내가 충분하지 않았던 걸까?”
사람들이 다시 찾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집은 자신의 빈 정원을
돌보기 시작한다.
잘 가꾸고 싶은 마음과 달리
식물은 우거지고,
정원은 엉망이 되어갔다.
그림책을 읽으며
삶의 한 부분 같이 느껴졌다.
잘하고 싶은 마음과 달리
삶에서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은
많지 않다.
삶이라는 쉽지 않은 여정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각기 다른 식물들이
각자의 빛과 물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우리 마음도
저마다의 계절이 있음을
조용히 전하고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정원이 점점 엉망이
되어가는 모습이었다.
식물이 무성해질수록
정원은 어지렵혀졌고,
어떤 잎은 축 늘어지고
어떤 꽃은 피지 못했다.
변화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주었다.
마음과 노력이 늘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현실,
때론 버려야 할 것들도 있음을
받아들이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꽃이 피지 못해도
그 자리에 있는 게 중요해”
“때로는 울기도 하고,
잘 안 될 때도 있잖아.
그래도 그냥 포기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한 장면,
한 장면이
삶을 나아가는 나에게 주는
그림책의 위로였다.
‘계절이 다르더라도
그저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기다리는 것’
그 의미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그림책을 덮으며
관계의 깊이와 삶의 여러 계절을
인정하는 태도를 다시 환기시켰다.
마음이 애써도 닿지 않아
지치고 외로운 시간이 있어도,
어느 날 그 자리에 피어나는 꽃처럼
조금씩 쌓이고 자라난다는
믿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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