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롱과 새 발자국 단비어린이 문학
김하영 지음, 박미나 그림 / 단비어린이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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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롱과 새 발자국》이라는

제목부터 벌써 달콤하고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사실 ‘마카롱’과 ‘새 발자국’이라는

두 단어의 조합이 꽤 독특해서

제목만 보고도 뭔가

특별한 이야기가 숨어 있을 것 같았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의 보이지 않는 흔적’이라는

아주 섬세하면서도 깊은 주제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은 전통적 신비로움이 전하는

‘마음의 증표’를 담아

새로 문을 연 ‘마재이 베이커리’라는

빵집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 집에는 특별한 손님들이 찾아오는데,

바로 ‘터주신’이라는 존재들이었다.


터주신은 우리 전통 신앙에 나오는

터를 지키는 신인데,

여기서는 음식을 맛보고

마음에 든다면

그 위에 ‘새 발자국’을 남긴다는

설정이 정말 신기했다.


이 ‘새 발자국’은

단지 맛있는 음식만을 뜻하는 게 아니었다.


음식 속에 담긴 정성과 마음,

그리고 서로 간의 작은 배려 등

보이지 않는 마음의 흔적들을 의미한다는

게 책의 진짜 포인트였다.





주인공 재희는 사고로 다리를 다친

엄마와의 관계가 어색하고 힘들었다.


특히 다리가 불편한 엄마가

친구들을 위해 떡볶이를 만들어 내밀었을 때,

재희가 고함을 지르는 장면은

아이를 둔 부모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웠다.


하지만 비폭력 대화의 관점으로

그 내면을 들여다보니,

그것은 미움이 아니라

엄마가 힘들지 않기를 바라는

재희만의 ‘서툰 사랑’이자

‘미안함’의 표현이라고 느껴졌다.


학부모님들과 이 장면을 바탕으로

직접 비폭력 대화를 연습해 보았다.


“엄마, 다리가 불편하신데

뜨거운 불 앞에서 떡볶이를 만드신 걸 보니(관찰),


제가 너무 속상하고 마음이 아파요(느낌).


저는 엄마가 무리하지 않고

건강을 먼저 챙기셨으면 좋겠어요(욕구).


다음에는 제가 부탁드리기 전까지는

그냥 편히 쉬어주실 수 있을까요?(부탁)”



익숙하지 않아서 어색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역할을 나누어

비폭력 대화를 연습하고 나니,

참석한 학부모들의 얼굴에는

묘한 안도감이 번졌다.


비난의 말을 걷어내고

마음속 깊은 욕구를 문장으로 뱉어냈을 때,

마치 꽉 막혔던 숨통이 트이는 것 같은

시원함을 느껴졌다는 이야기도 해주셨다.


상대방을 공격하지 않고도

내 진심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자,

아이와의 갈등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셨다.


날카로운 고함 소리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아이의 예쁜 '새 발자국'을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 마주한 것 같은

벅찬 느낌이었다.


책에서는

아이와 엄마가

마음 문을 서서히 열고

서로를 이해해 가는 과정을

아주 섬세하게 보여주었다.


재희와 엄마가 함께

마카롱을 만들며 고민하고 조율하는 시간은

마음을 맞추고 다듬는 시간이었다.


마카롱 꼬끄가 알맞게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 하듯이,

사춘기 아이와의 대화도

‘기다림’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걸 배울 수 있었다.


아무리 좋은 관계라도

한순간에 완성되는 게 아니라는 걸

마카롱 만들기 실패와

재도전 과정을 통해

생각할 수 있는 동화책이었다.


비폭력 대화 연습 역시

한 번에 능숙해지지는 않겠지만,

실패한 반죽을 버리고 다시 시작하듯

우리의 대화도 매일 새롭게 구워낼 수 있다는

깊은 메시지도 담았다.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는

평소 가족이나 친구 사이에 있었던

소소한 오해가 조금씩 이해가 되고,

그래서 마음이 좀 더 넓어진 느낌이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건

거창하지 않아도 되고,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을 보여 주는 과정이

얼마나 값진지 알게 되었다.


학부모들과 함께 이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는 아이의 방문을 열기 전에 먼저

우리 마음의 온도를 맞추어 보기로 다짐했다.


정말이지, 볼수록 맛있는 마카롱처럼,

<마카롱과 새 발자국> 책도 오랫동안 곁에 두고

자주 꺼내 보고 싶은  이야기였다.


완벽한 대답이 아니라

‘노력하는 마음’ 자체를 소중히 여기며,

서로의 마음에 따뜻한 새 발자국을 남기는

벅찬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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