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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라차차 도전왕 밀리
브렌다 리 지음, 한성희 옮김, 조용민 해설 / 길벗스쿨 / 2025년 12월
평점 :

그림책을 읽으며,
일상 속에서 아이들을 대하는
나의 반응 방식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다.
"조심해야지!"
"왜 진작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니?"
아이가 혼자 물을 따르다가 쏟았을 때,
상황을 수습하는 데 급급했다.
엉뚱하지만 아이디어 넘치는
창의적인 밀리의 이야기를
보면서 나의 언어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나의 작은 생각의 변화는
아이와의 관계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
아이는 실수했을 때
당황하여 움츠러드는 대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밀리가 휴지를 뽑아 눈물을 닦다가
휴지 상자에 달걀을 담으면 된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장면이었다.
상자 속에 가득한 휴지를 다 쓰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던 밀리가
문득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모습은
아이들의 무한한 창의성을 엿보는 시간이었다.
일상 속의 사소한 물건이나
평범한 상황조차도
아이디어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밀리가 직접 보여준 것이다.
그림책을 읽으면서
아이들과 함께 '일상 속 아이디어 찾기' 대화를
나누어 보고 싶었다.
"밀리처럼 우리 주변에도
새로운 용도를 기다리는 물건들이 있지 않을까?"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건 멋진 망원경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첫째 아이는
다 쓴 휴지심을 보며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건 인형의 포근한 침대를 만들 수 있겠어요"
둘째 아이는
바닥에 굴러다니는 수면 양말을 보며 인형의 침대를 생각했다.
사소한 것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되고,
일상의 작은 것들이 상상의 재료가 된다는 것을
체험하는 시간이었다.
《으라차차 도전왕 밀리》의 또 다른 매력은
따뜻하고 생동감 넘치는
그림체에 있다.
밀리의 표정 하나하나에는
아이들이 배움의 과정에서 겪는
감정의 변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책에서 두번째로 인상 깊었던 점은
이야기를 서둘러 마무리 짓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실수를 바로잡으려 조급해하기보다,
불완전한 순간들에 잠시 멈춰 서서
아이들이 스스로 탐구할 시간을
충분히 내어준다.
이 '멈춤'은 아주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생각이
비록 미완성일지라도 충분히 가치 있다는
확신을 준다.
성장이란
일이 순조롭게 풀릴 때가 아니라,
때로는 그 완벽하지 않은 순간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아이들과의 매일은 좌충우돌이다.
오늘하루 시간으로
아이들과의 내일을 떠올려보니,
아이들의 상상력이 기대되는 시간으로 다가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