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의 왕관 고래숨 그림책
김희철 지음, 이윤우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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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개인적인 주관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사슴의 왕관>을 보고 TV에서 '사슴들의 섬'에 대해 보았던 장면이 떠올랐다. 



사슴들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뿔이 떨어지며 자연스럽게 다시 자라난다는 이야기였다. 



어린 시절 사슴의 뿔로 한약재를 만든다는 이야기에 사슴의 뿔을 억지로 잘라내는 줄 알고 사슴이 불쌍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TV를 보고 안심했던 기억이 있다. 



뿔에 담긴 자연의 순환을 느끼는 경험이었다. 




'사슴에게 뿔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림책에서 이야기하는 왕관은 어떤 왕관일까?'



최근 투닥거리며 싸우는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리기도 했다. 



그림책으로 초등 3학년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그림책 표지를 보여주며 사슴들에게 뿔은 어떤 의미 일 것 같은지 물었다. 




"강해 보여요."



"멋져요."



"왕관을 쓸 자격이요."



아이들은 제각각 자신이 생각하는 뿔의 의미를 이야기했다. 









<사슴의 왕관>그림책은 힘센 수사슴 루루, 뿔이 나지 않는 사슴 리리, 그리고 봄이 되어 새 뿔이 돋아난 라라, 이 세 마리 사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우두머리를 정하기 위해 경쟁하는 장면이 공부, 인기, 힘 등으로 우위를 정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우두머리를 정하기 위한 수사슴들의 경쟁은 자연의 질서로 묘사된다. 



루루와 라라가 서로 뿔을 맞대고 힘을 겨루는 장면이 박진감이 넘친다. 




"지금 루루는 어떤 뿔로 무엇을 하고 있나요?"



"싸워요!"



"화났어요"





"보이는 것만 이야기해 볼까요?"



"뿔로 상대방을 밀고 있어요."



"눈을 감고 있어요" 




판단을 담은 아이들의 시선이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방법을 보는 시선으로 바뀌었다. 



판단 없이 현상을 보는 것의 중요성을 아이들 스스로 느끼는 시간이었다. 









리리는 뿔이 없는 사슴이다. 



그러하기에 싸움의 규칙에 참여할 수 없을 거라 생각된다. 



그러한 리리가 오히려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시선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리리는 힘으로 밀어붙이거나 이기려 하지 않는다. 



상황을 차분히 바라보고, 강등의 본질을 이해하려 한다. 



리리의 행동은 비폭력 대화의 전문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리리가 루루와 라라의 싸움을 보면서 어떤 느낌이 들었을 것 같나요?"



"답답했을 것 같아요."



"속상해요."



"친구니까 걱정할 것 같아요."



아이들은 리리가 느꼈을 것 같은 다양한 감정 단어를 이야기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갈등 상황에서 그림책 속 인물들의 느낌에 공감도 하고, 비슷한 상황에서 내가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자신의 감정의 인지에 대한 중요성을 리리를 통해 배우게 되는 시간이었다. 




아이들과 루루와 라라, 그리고 리리가 가지고 있는 욕구를 탐색하고, 서로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다툼이 발생한다는 것을 배웠다. 





마무리 활동으로 '역할극으로 부탁 표현하기'로 리리의 입장이 되어 루루와 라라의 싸움을 중재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을 보았을 때(관찰), ~한 느낌이 들고(느낌), ~가 필요해(욕구), 그래서 ~해 줄 수 있을까(부탁)?"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아이들이 구체적으로 부탁하는 말을 연습해 보는 시간이었다. 



어색해 하면서도 적절한 말을 생각하며 문장을 완성해가며 자신의 진심을 담아 '부탁'하는 과정을 연습하는 용기를 내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기지 않아도 문제를 풀어 갈 수 있는 방법, 누군가를 힘들게 하지 않고도 모두 편안해질 수 있는 선택이 있다는 사실을 <사슴의 왕관>그림책을 통해 알 수 있게 된다. 



여전히 아이들은 화내고, 짜증 내고, 소리치는 방식이 쉽고 간단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화내고, 짜증 내고, 소리친 후 들었던 느낌과 '관찰', '느낌', '욕구', '부탁'으로 해결했던 후 들었던 느낌을 비교하는 과정을 진행했다. 



순간의 감정을 쏟아내는 일시적인 후련함 뒤에 몰려드는 부정적인 것들과 비폭력 대화 후 드는 평온함이 주었던 느낌의 차이를 직접 극명하게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루루나 라라처럼 뿔로 싸우는 것은 쉽지만, 리리처럼 지혜롭게 '마음의 뿔'로 이야기하는 시간이 좀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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