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빅터 D. O. 산토스 지음, 안나 포를라티 그림, 신수진 옮김 / 초록귤(우리학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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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개인적인 주관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빅터 D.O 산토스가 글을 쓰고 안나 포를라티가 그림을 그린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그림책이다. 



DPICTUS 미출간 쇼케이스 5 선정과 요안나 콘세이요, 테리 펜 등 우수한 작가들의 찬사가 가득한 예술적 가치를 증명하는 그림책이기도 하다. 



치매라는 현대 사회의 보편적 아픔 속에 사랑, 기억, 존엄, 그리고 웰다잉이라는 심오한 주제를 담고 있다. 



삶의 가장 취약한 순간에 인간의 본질적인 가치를 성찰하게 하는 그림책이기도 했다. 








주인공 클레이의 시점으로 그림책이 전개된다.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와의 만남이 즐겁지 않은 주인공이다. 



어느 날 할머니의 편지를 통해 아빠와 할머니의 시간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담겨있다. 




기억이 흐려지는 현상을 '치매'라는 관점에서 보는 것을 넘어 '존재'가 어떻게 해체되고 재구성될 수 있는지에 대한 존재론적 질문을 던져본다. 



치매를 겪는 분들은 기억을 잃어가는 것을 넘어, 자아 정체성의 근간이 흔들리고 세계와의 관계가 단절되는 경험으로 느껴질 수 있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그 시간의 상실은 결국 한 존재의 고유성의 박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기억 없는 자아는 더 이상 자아가 아닐까?



할머니의 편지를 통해 기억이 희미해져도 해질 수 없는 사랑의 영원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통해 존재의 본질이 기억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음을 알게 된다. 



하이데거가 말하는 현존재로서 인간이 가진 고유한 '시간성'과 '죽음을 향한 존재'라는 특성이 기억상실이라는 상황에서 어떻게 변화되고 재정의될 수 있는지 잔잔하게 담고 있다. 



기억의 소멸은 오히려 본질적인 사랑의 관계의 흔적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게 한다. 





클레어가 할머니의 편지를 통해 아빠와 할머니의 과거를 바라보는 여정은 심리학적 관점에서 '공감'의 과정이다. 



할머니의 '특별한 곳' 방문을 달가워하지 않던 클레어였다. 




할머니의 편지 속 아빠가 어떤 사랑 속에서 자라왔는지 클레어는 생생하게 전달받는다. 



할머니의 무조건 적인 사랑과 용서, 오랜 시간에 걸친 애착 관계의 깊이를 통해 할머니가 있는 곳의 방문을 받아들이게 된다. 



할머니의 편지를 통해 할머니의 깊은 내면과 역사를 이해하며 자신의 가족 관계를 새롭게 인식하게 된 것이다.




"우리의 사랑은 이 은하계보다 더 크단다. 그 사실을 나는 절대 잊지 않을 거야."



할머니의 편지에 담긴 마지막 문장은 기억이라는 유한한 실체가 사라져도 사랑의 본질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준다. 





관계를 유지하는 궁극적인 힘은 무엇일까?



치매 주변 점점 희미해져가는 기억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일방적인 소통을 해야 한다. 



'조건 없는 사랑'



그림책에서는 특별한 시간 속에서 조건 없는 사랑이라는 순수한 형태의 사랑을 비로소 나눌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사람을 주고받았던 순간'은 서로의 몸과 삶에 새겨져 있다. 



그림책 속의 '보통의 작은 순간'들을 마주하며 그 순간들이야말로 우리 인생을 이루는 온전한 순간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한다. 



치매를 겪는 이들의 삶의 역사를 존중하고, 존엄을 잃지 않도록 진정한 돌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물망초 꽃말 


-진실한 사랑, 나를 잊지 마세요. 




모든 유한한 존재가 사랑하는 이에게 영원히 기억되고 싶은 인간 본연의 욕구를 은유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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