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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수 있을까? - 층간 소음을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
주로 지음 / 한림출판사 / 2025년 9월
평점 :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개인적인 주관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밤마다 시끄러운 소리에 잠 못 드는
작은 공벌레의 시선으로
층간 소음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주로 작가의 신간이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한
층간 소음 문제의 본질을 유쾌하면서도 심오하게 파고든다.
소음 문제가 아닌 그 안에 얽힌
인간에 심리과 관계를 날카롭게 짚어내고 있기도 하다.
'층간 소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왜일까?
집은 모두가 편안하게 쉬고 싶은 공간이다.
평온하기를 원하는 상태가 원하지 않는 소리에 의해
침해당하고 있다고 느끼게 되면 어떤가?
내가 제어할 수 없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오면,
우리의 뇌는 마치 위협을 느끼는 것처럼 반응하기 시작한다.
쉬어야 할 공간에서 선택권이 없다는 상실감은
매우 큰 스트레스를 일으킨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분노로 이어지기 쉽다.
'내가 왜 이 소리를 참고 있어야 하지?' 생각에 사로 잡 힐 수 있다.
공벌레가 밤마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위층으로 향하는 장면은
층간 소음 앞에서 느끼는
통제 상실감과 불안감을 그대로 비추고 있다.
'시끄럽다'는 단순한 청각적 인지가 '화가 난다'는 강력한 분노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공벌레의 지친 발걸음 하나하나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주는 무력감과 피로감을 느끼게 했다.

조용히 해 달라는 공벌레의 요청에 이웃들은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저마다 소음을 낼 수밖에 없는 합리적인 이유를 내세운다.
잠을 못 잘 정도로 고통을 받고 있는 공벌레가
이웃집까지 찾아 오기까지 어떤 고민 있었을지 모르는 이웃들은
공벌레를 '예민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음을 일으키는 쪽은
자신의 행동에 어떤 의도나 잘못이 없다고 여기며,
'어쩔 수 없는 사정'이라는 논리로
소음 자체를 부정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한다.
이웃들에 사정을 들었으나
계속되는 소음에 공벌레는
'내 평온함을 침해당하고 있다'는 부당함을 느낄 것이다.
층간 소음의 가장 큰 문제는 소리 자체의 크기가 아니라고 느껴진다.
상대방의 배려가 부재한 상황이 더 크다.
"우리들은 시끄럽게 하지 않았으니 위층으로 가 봐"
이웃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공벌레가 자신의 고통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좌절감과 박탈감도 주었다.
그림책을 넘기며 층간 소음의 진정한 본질이 무엇인지 볼 수 있다.
소음의 원인을 찾아
꼭대기까지 올라갔던 공벌레가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
상황에 대한 통찰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은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을 주는 것일 수 있어요. 그러기에 누군가가 불편하다면 그 원인의 50%는 항상 자기에게 있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우리는 각자 다른 기질로 다른 시선으로 각자의 중요한 것들을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이죠. "
최근 기질 코칭에서 받은 메시지가 떠올랐다.
'불평불만하던 나 역시 누군가에게 나도 모르게 피해를 주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네, 조용히 할게요. 미안해요"
공벌레가 바라는 한 마디는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인정과 사과 한마디였다.
내가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 누군가 불편하다고 하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해 본다.
당혹스럽고 억울하다는 느낌이 먼저 들 것 같다.
그래서 인정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그림책에서는 이러한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공벌레를 통해 자기 자신을 다시 돌아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내 기준에서 생각하지 않고,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는
'그럴 수도 있지'의 마음으로 인정하고 사과를 건네는 어른이 되어야 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잘 수 있을까?>그림책은 소음으로 인해 서로가 불편한 상황을 마주하고 있는 우리의 삶을 통해 자신과 이웃을 돌아보게 한다.
완벽히 조용할 수 없는 세상에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작은 배려로 소통하려는 마음이 우리가 평온한 밤을 맞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해법임을 깨닫게 해주는 그림책이라 생각된다.
내가 공벌레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의도치 않게 소음을 일으키던 지네나 개미였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층간 소음을 넘어 우리 사회의 모든 관계 속 갈등과 공존의 지혜를 탐구하게 하는 <잘 수 있을까?>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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