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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할 자유
이재구 지음 / 아마존북스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주관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장편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다.
드라마도 좋아하지 않는다.
평화롭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고 싶기에 대부분 그런 것들에 중점을 두어 바라보고 생각하며 살아가게 되는 것 같다.
그러하기에 사뭇 다른 분위기의 <포기할 자유> 책을 읽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이 책의 주인공이 겪은 이야기가 주변의 지인분들이 겪고 있는 부분과 비슷한 부분들이 많아 현실적인 모습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인생의 중반이 넘어가다 보니 주변에 부고 소식을 많이 접하게 된다.
돈 문제로 형제들 간의 다툼들을 겪고 사이가 좋았던 형제들이 사이가 멀어지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면서 모든 문제의 근원이 '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은 인간이 감춰둔 탐욕을 드러내는 가장 쉬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포기할 자유>는 읽는 내내 불편함을 주는 작품이었다.
평소에 동화 같고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더욱 그러했다.
그러나 책에서 마주한 현실적인 모습들은 외면할 수 없는 우리 시대의 자화상 같기에 쉽게 책장을 덮을 수 없었다.
몇 해전 어머니가 심하게 아프셔서 입원하셨다.
입원실 어귀에서 가족들과 함께 어머니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한 쪽에서 나이 드신 할머님의 자녀분들이 이야기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아. 진짜 왜 죽지도 않고 저러고 있는 거야. 바빠 죽겠는데."
"그러게 병원에 오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빨리 죽어버리지 할망구. "
부모가 죽기를 바라는 자식들의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할머니는 주변에 땅이 많고 부유했다.
자식들이 매일같이 다양한 먹거리를 들고 방문했으며 살가운 이야기를 나누던 자식들이었다.
그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며 어떻게 자식이 저럴 수 있을까 싶었다.
이 책에 나오는 형구의 가족들도 그들과 비슷했다.
돈이라는 것이 얼마나 쉽게 인간의 탐욕을 끌어내고, 가장 가까운 관계마저 파괴할 수 있는지 <포기할 자유>에서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다.
가난을 벗어나고자 했던 부모 세대의 희생과 가르침에 우애 깊었던 형제들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돈과 성공에 집중하게 되면서 서로를 시기하고 질투하다가 끝내는 비극적인 전쟁을 시작한다.
돈이 인간성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극명하게 마주하게 되는 책이기도 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가족을 위해 헌신했던 형구마저 결국 돈의 노예가 되어가는 과정이었다.
아무리 선한 의지를 가진 인간이라도, 끝없이 이어지는 배신과 탐욕 앞에서 그것을 지키기란 가능한 것인가?
돈에 눈이 먼 형제들의 파렴치한 모습들이 실제 보고 들었던 일들과 겹쳐며 씁쓸했다.
과연 내가 주인공이었다면 어땠을까?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
물질적인 풍요가 행복을 보장해 주는 것일까?
우리 사회 깊숙이 자리 잡은 물질만능주의와 그로 인한 인간관계의 균열을 너무나 생생하게 그리고 있는 <포기할 자유>책을 왜 읽을 수밖에 없었을까?
읽으면 읽을수록 외면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 때문이지 않았을까 싶다.
<포기할 자유>는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비추는 거울 같은 책이다.
돈과 욕망이 인간을 어디까지 타락 시킬 수 있는지.
가장 소중한 관계인 가족마저 어떻게 파괴하는지.
날 것 그대로 보여주며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자본주의라는 가면을 쓴 탐욕적인 사회에 우리가 무엇을 지키며 살아가야 할지.
그 여정을 <포기할 자유>를 통해 함께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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