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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ㅏ진 찍어 보다
김미남 지음 / 양말기획 / 2024년 10월
평점 :
감각의 깊이, 마음의 넓이 『사진 찍어 보다』
'보다'라는 배경 같은 글자가 눈에 먼저 들어왔다.
파란색 위에 서있는 파란 아이와 꼬여있는 실타래 같기도 하고, 그물 같기도 한 빨간 색 위 예 서 있는 빨간 아이가 보인다.
두 아이의 손에는 카메라가 들려 있다.
어떤 사진을 찍어 보는지 궁금했다.
책장을 닫으면서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와 어떻게 이런 것들을 그림책에 담을 수 있을까?'
'어떻게 이런 감돌을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작가님의 시선과 마음과 이해하는 넓이가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았다.
작가님은 그림책을 온전히 더 이해할 수 있는 그림책의 구상의 틀이 되었던 책도 함께 보내주셨다.
토끼를 따라 이상한 나라에 빠져버린 앨리스 같다는 표현이 그림책과 너무 잘 어울렸다.
이전 직업 중 시각장애인분들과 함께 지낸 적이 있다.
사회복지사로 활동하면서 그분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지냈다.
직장에서는 우리가 함께하는 장애인분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이해하고자 1년에 한 번씩 체험을 진행했다.
하루 종일 안대를 쓰고 시각 장애인의 삶을 체험했다.
안대를 쓰고, 지팡이를 가지고 4킬로 정도의 거리를 직접 걸어보는 체험을 시작으로 식당에서 밥을 먹는 것까지 진행했었다.
눈을 감고 길을 걸을 때 들리는 차 소리가 엄청 크게 들렸다. 바로 옆을 지나가는 소리에 두려움이 가득했었다.
밥 먹을 때는 밥이 어디에 있는지, 반찬이 어디에 있는지. 입이 어디에 있는지.
우왕좌왕하다가 도와주시는 분의 도움으로 겨우 밥을 먹었다.
평소에 내가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귀한 것인지를 깨닫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시각장애인분들의 삶이 불행할 것이라고 편협하게 생각했던 나를 다시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눈이 잘 보이지 않는 대신 더 잘 들렸고, 냄새고 더 잘 맡았으며, 손으로 느껴지는 감각들이 아주 뚜렷했다.
우리가 눈으로 보면서 그냥 지나갔던 무수한 것들을 더 깊고, 더 많이 느끼고 있으셨구나를 느꼈다.
이 그림책을 통해서 그날의 느낌을 다시 느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 볼 수 있는 것으로 많은 것들은 무심하게 지나쳐간 것들이 많음을 깨닫게 되었다.
따뜻한 시선으로 따뜻한 마음으로 편견을 깨부수고, 다른 시각으로 보게 해준 작가님께 정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작가님의 다음 책이 너무 기대된다.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시선은 내가 가지고 있는 편견을 편견이라고 알아차리고 그것을 온전히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이들과 함께 밖에 나가서 사진을 찍어야겠다.
보이지 않는 것들을 찍어보고 싶다.
따뜻한 햇살, 살랑거리는 바람, 차가운 돌멩이, 나뭇잎의 촉감들...
그런 것들을 말이다.
우리 주변에 있지만 한 번도 귀하게 여기지 않았고,
우리 주변에 있었지만 한 번도 제대로 느끼지 못한 것을 담아보고 싶다.
#김미남 #사진찍어보다 #양말기획 #시각장애인 #삶의시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주관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