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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에게 ㅣ 그래픽 노블 1
이루리 지음, 모지애 그림 / 이루리북스 / 2024년 7월
평점 : 
<지구인에게> 그림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
책 소개를 읽는 동안, 꼭 읽어보고 싶어지는 그림책이었다.
지구인에게는 작은형의 죽음을 소재로 쓰인 자전적 그림책이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고 있는 동안 눈시울이 붉어졌다.
저자와 비슷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어린 나이에 가족을 잃어버린 상실의 아픔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나날로 이어졌다.
<지구인에게>그림책은 가족과 함께 읽고 싶은 그림책이었다. 그중 가까이에서 가장 많이 마주하여, 그 상실의 깊이가 더 깊었을 언니에게 읽어주고 싶은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은 모지애 그림 작가가 이루리 글 작가의 책 <지구인에게>를 읽고 나서 그림을 그려 출간한 그림책이다.
북토크에 참여하여 책 소개를 듣는 동안, 비슷한 일화를 겪었기에 이루리 작가의 마음이 조금 더 와닿았다.
영원한 고고 1학년 작은형에게
- <지구인에게> 이루리 작가
면지에 쓰여있는 글자를 보고 한참을 머뭇거렸다.
나에게도 영원한 대학교 3학년인 큰언니가 있었다.
어느 날 저녁 우주에서 날아온 괴물이 아빠에게 달라붙었다.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아빠를 보던 아이는 아빠 들에 올라타있는 괴물을 보게 된다. 아빠에게서 괴물을 떼어놓으려 한다.
괴물은 아이의 눈에만 보인다.
아이의 시선과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어떻게 다른지 한 장면을 나누어서 보여준다.
한 장면으로 수많은 이야기를 전하는 작가의 표현력이 소름 끼친다.
그림책 속에서는 폭력, 따돌림, 구타 등의 단어는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책을 읽는 이라면 누구나 폭력을 눈으로 볼 수 있다.
책을 보면 볼수록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림책을 읽고 나면 그 누구라도 <지구인에게> 원작 글을 읽고 싶어질 것이다.
우리는 모두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다. 사랑해서 결혼했고 사랑으로 아이를 낳았습니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사랑하는 사람과 아름답고 행복한 추억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야 할 삶이고 행복입니다. 그런데 우린 왜 자꾸 이 당연한 진실을 잊어버릴까요?
<지구인에게> 이루리 작가
언젠가는 큰언니를 위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루리 작가의 글을 읽으며, 내가 글을 쓰고 싶었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오랫동안 작은형을 배웅하지 못했다는 이루리 작가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나 역시 오랫동안 언니를 배웅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와의 이별을 실감하지 못한 채, 어디선가 잘 지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살았었다.
서로 연락을 자주 한 것도 아니고, 타지에서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일 년에 한 번 보기도 힘들었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어딘가에서 잘 지내고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준비하지 못한 이별은 가까운 사람들에게 나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준다.
언니를 떠나보내지 못한 채 우울증에 걸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도 있었다.
다들 마지못해 살아가는 기분이었다.
언니가 떠나고 우리 가족이 일상을 찾는 데는 5년 이상이 걸렸다.
이 책을 읽고 이제야 언니와의 이별을 제대로 마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용기가 필요하고, 수많은 시도를 하게 될 것 같다.
그 시작으로 형제 중에서 가장 상실감을 크게 느꼈던 작은 언니에게 이 책을 선물하려 한다.
<지구인에게>를 읽으며 작은 언니가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야 삶이 행복이라는 당연한 진실을 기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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