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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날개
에이데르 로드리게스 지음, 아라테 로드리게스 그림, 유아가다 옮김 / 다봄 / 2024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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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날개> 그림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
언제나 가족들이 먹고 싶은 걸 고른 후 접시에 남은 것을 먹어야 했다는 책 소개를 읽는데 울컥했다.
엄마가 주었던 것들에 감사하지 못하고 투정하고 불만을 토로했던 어린 시절을 뒤돌아본다.
정말 힘겨운 나날들을 살았던 엄마에게 날개가 있어서 날아갈 수 있었다면
엄마는 정말 자유롭게 날 수 있었겠지?
그런 엄마를 생각해 보니 어린 시절에 엄마가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면 버림받은 느낌이들었을 것 같다.
엄마와 나 사이의 애착관계를 생각해 보고, 그것을 알아차리는 시간이 될 것 같았다.
또한,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존재인가?
내가 날개를 펼치고 날아간다면 우리 아이들은 그런 엄마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아니면 나처럼 두려워할까?
많은 사유를 하게 될 그림책을 통해, 나를 이해하고, 주변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었다.
침대에 걸 터 앉아 반쯤 내린 블라이드로 가려진 창문을 바라보고 있는 여자의 뒷모습이 지쳐 보인다.
책표지를 보는데 울컥한다.
엄마가 떠올랐다. 엄마도 나처럼, 책표지의 여자처럼 힘들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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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준비한 저녁 식탁에 먹음직스러운 닭 요리가 놓이고 가족들은 허겁지겁 먹기 시작한다. 가족들이 다 먹고 남은 닭 날개는 엄마의 몫이었다.
'늘' 닭 날개만 먹었던 엄마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엄마가 되어서 나는 아이들에게 음식을 양보하거나 내가 덜먹거나 하지 않았다.
좋은 것은 함께 먹는 것이고, 함께 나누는 것이라고 아이들에게 알려주었다.
하지만, 엄마라는 위치가 그러할까?
생선 중 가장 살이 많고 맛있는 부위는 언제나 아이들 그릇에 놓아주고 뼈 쪽에 남은 살을 발라먹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어느 날 갑자기 엄마의 등에는 날개가 자라기 시작한다.
엄마에게 날개가 생겼더라면 엄마는 어떻게 했을까?
놀라움과 당황함이 가득한 엄마의 표정이 대답을 하는 것 같다.
내 등에 날개가 생긴다면 어떨까?
무척 두렵고 당황스러울 것이다.
창밖으로 나가기 전에 닭고기를 오븐에 넣어둔 엄마의 행동이 가족들을 위한 엄마의 마음을 담아 둔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온 엄마가, 가슴살과 닭 다리는 먹는다고 이야기했을 때 해방감을 느꼈다.
어릴 적 집에 손님이 오는 날이면 유난히 싫었다.
엄마는 큰 며느리였다.
할머니와 함께 살았는데 항상 모두 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놀고 있는데 엄마는 밥도 못 먹고 손님 시중, 음식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엄마 혼자 주방에서 요리하는 모습이 싫었다.
친척들이 웃고 떠드는 공간과 엄마가 있는 부엌의 공간은 다른 세상 같았다.
혼자서 애쓰는 엄마를 보면서 부당하다고 느꼈다.
엄마를 돕지 않고 함께 웃고 떠드는 친척들이 못마땅하기도 했다.
엄마에게도 날개가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엄마가 날아서 여행하는 동안 엄마가 우리를 버린 것이 아닐까 걱정되고, 마음이 아팠겠지만..
엄마는 잠시나마 자유로웠을 텐데..
이제는 자유로워졌어도 온몸이 아파서 날지 못하는 엄마가 생각난다.
엄마에게 이 그림책을 읽어드리고 싶다.
그러고 나서 엄마에게 불평, 불만했던 나의 잘못을 사죄하고, 그동안 엄마가 주었던 사랑에 대하여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엄마에게 <엄마의 날개>를 읽어주며 엄마의 무한한 사랑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건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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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개인적인 주관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