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짝달싹 못 하겠어! 국민서관 그림동화 283
줄리아 밀스 지음, 서남희 옮김 / 국민서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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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져 있는 거북이와 글씨체가 잘 어우러져 있는 책 면지다.'옴짝달싹'이라는 글자는 높낮이가 달라 움직이지 못하는 거북이의 마음을 대변하는 느낌이다.
속표지에는 거북이 발과 함께 '어떡하지'라는 말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뒤집어진 거북이는 일어서려고 바둥거리지만 바둥거릴 뿐 그대로다.지나가던 동물들은 거북이에게 뒤집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고, 거북이는 알려준 방법을 해보려고 노력하지만, 몸의 생김새가 다르기 때문에 그들의 방법은 거북이에게는 소용이 없다.
거북이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동물들의 모습은 주변 사람들의 태도를 떠올리게 한다.
이게 안돼?
이러면 되는데?
이게 어려워?
거북이에 대한 배려 없이 말만 '툭' 던지고 지나가버리는 모습이다.

이 장면을 보면서 여우와 두루미 이야기가 떠올랐다.
서로에 대한 배려 없이 자신의 기준에서 식사를 대접했던 여우와 두루미의 모습은 어리석기 그지없다.

사람들은 모두 기본적으로 자기 기준으로 생각한다.
이런 모습은 아이를 대하는 어른에게서 자주 볼 수 있다.
뭐든 쉽게 하는 어른들의 잘 못하는 아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다그치는 경우가 많다.
자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더 그러하다.

반면 다른 사람의 기준에서 생각하는 사람은 아주 친절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친절하게 설명한다.

유치원 아이들과 수업을 하다 보면 새삼 하나부터 열까지 얼마나 친절해야 하는지를 느낄 수 있다.
로봇에게 명령을 내릴 때는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순차적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순서에 맞게 배열해야 하는 것처럼 처음 무엇인가를 배우는 아이들에게는 순서대로 차근차근 여러 번 설명해 주어야 한다.

배려와 공감 없이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건넨 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그림책을 통해 사유해 보면서 새삼 깨닫는다.
주머니쥐가 등장했을 때 깜짝 놀랐다.거북이가 다른 친구의 도움을 받아서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거북이는 혼자서 일어선다.
그 과정에서의 거북이와 함께 했던 주머니쥐의 행동은 다양한 생각을 가져왔다.
공감하고, 지켜봐 주며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봐 주는 행동은 아이를 양육할 때 부모가 가져야 하는 태도가 아닐까 싶었다.

책장을 닫으며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부터 열까지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알알아 갈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이와의 관계에서 부모라는 이름으로 답을 알려주고 이끌어 가기보다는 아이 스스로 해낼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도와주고, 도움을 받으며 함께 성장해나가는 관계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책 속에 거북이와 주머니쥐의 배려 있는 모습에서 사람을 사귀는 따뜻하고 다정한 공감을 배워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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