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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나는 나를 ㅣ 어린이 시집
군산 서해초등학교 5학년 4반 어린이들 지음, 송숙 엮음 / 단비어린이 / 2024년 2월
평점 :
동시가 좋다.
그 중에도 아이들이 직접 쓴 동시는 더 좋다.
작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끄적이듯 적어둔 글들은 아이들의 마음을 날것 그대로 담고 있다.
『의외로 나는 나를』은 5학년 4반 아이들이 직접 쓴 동시집이다.
학교 생활에서 선생님께 시를 배우고 시를 쓴다는 것은 참으로 감성적이면서도 멋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 5학년과 6학년때 담임 선생님이 시인이었다.
그래서 유난히 시를 많이 읽고, 외웠다.
그 시절의 동창 친구들을 만나면 유난히 감성이 깊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시를 많이 읽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싶다.
목차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네가지 테마로 나누어져 있다.
립스틱 - 고아린
7살 땐 립스틱을 바르면
시크릿 쥬쥬가 되는 것 같았다.
어제 7살 때 사진을 보니
아휴~ 말도 안 나온다.
읽는 동안 7살이 된 막내가 생각났다.
시크릿 쥬쥬처럼 화장하기 위해서 장난감 화장품을 사서 톡톡 펌핑을 하는 모습이 매우 진지하다.
아이가 5학년이 되어서 자신의 7살 사진을 보고 느낀 감정이 그대로 서술되어 있다.
매우 공감이 가면서도 귀여워서 자꾸 읽어보게 되는 동시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에게 읽어주었더니
자신도 4살에 구입해서 쌓여 있는 카봇을 보면 한 숨이 나온다고 이야기한다.
동시를 읽으며 매우 공감하는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새끼 지렁이>는 마음에 쏙 드는 동시였다.
징그럽지만 귀엽다는 이중적인 감정이 5학년 아이의 마음을 그대로 표현되어 읽고 있는 나 역시 그 장소, 그 시간에 함께 하고 있는 것 같이 생생한 느낌이었다.
하교 후 아이가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조곤조곤 이야기해주는 풍경이 떠올랐다.
동시를 읽으면서 아이들이 직접 그린 삽화는 보는 재미를 더 했다.
엉성하지만 귀여운 그림들이 동시와 잘 어우러져 있었다.
동시를 읽으면서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사소한 일상을 시로 남겨준 아이들 덕분에 읽는 내내 마음이 풍성해졌다.
시는 어렵지 않다.
일상을 적으면 그것이 시가 된다.
동시를 읽으며 시를 끄적여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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