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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고분하지 마! ㅣ 단비어린이 문학
공수경 지음, 유재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4년 1월
평점 :
책 표지에 고분고분이라고 쓰여있는 도장을 가지고 웃고 있는 아이 주변으로 라면, 아이스크림, 게임기 등이 보인다.
아이에게 고분고분하지 말라는 이야기일까?
고분고분 : 말이나 행동이 공손하고 부드러운 모양 - 출처:국어사전
공수경 작가님이 글을 쓰고 유재엽 작가님이 그림을 그렸다.
생일날 '고분고분'이라고 글이 쓰인 지우개를 선물받은 달봄이의 이야기다.
달봄이 아빠의 모습에서 나를 발견하고 있었다.
사소한 것부터 하나하나 잔소리하는 것부터,
주말이면 청소해야 한다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모습들이 겹쳤다.
책을 읽어가며 아이들이 고분고분 말을 잘 들었으면 하는 마음이 가득했는데,
어쩌면 아이들도 부모가 고분고분했으면 하고 바라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는 것 같았다.
고분 고분 해진 아빠의 모습에 달봄이의 세상이 된다.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가지고 싶은 것을 다 가질 수 있게 된 달봄이는 과연 행복했을까?
아이에게 엄마, 아빠가 고분고분 해진다면 어떨 것 같냐고 물으니
"싫어요"라고 이야기한다.
왜 싫냐고 물으니
"엄마 아빠가 나를 챙겨줘야 야 하는데 고분고분하면 내가 챙겨야 할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한다.
아이는 며칠 전 심하게 아파서 침대에만 누워있는 동안 아빠가 밥을 챙겨줬는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자, 햄버거, 치킨 등 인스턴트로 챙겨주다 보니 아이가 변비에 걸려 심하게 고생했던 이야기를 한다. 양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치과에서 치료했던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책을 읽어주며 고분고분한 아빠가 뭐든지 다해줘서 신나고 행복해하는 달봄이의 모습을 보고 부러워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아빠가 쓰러져서 우는 달봄이에게 더 감정 인입이 되었나 보다.
책을 읽고 아이와 함께 좋은 것과 싫은 것 불편한 것들을 서로 이야기하고 상의하자고 약속했다.
잠시 집안일을 내려두고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아이의 생각을 듣고 의견을 조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고 해도 내가 원하는 대로 강요하는 것은 아이를 불행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책을 통해 다시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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