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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반짝이는 정원
유태은 지음 / 미디어창비 / 2023년 8월
평점 :
할아버지와 정원을 가꾸어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니 아이들이 산 할아버지 댁에 가서 즐겁게 뛰어놀던 일이 생각났다.
아이들의 산 할아버지는 책에 나오는 주인공의 할아버지처럼 한없이 인자하고 웃으며 따뜻하게 아이들을 대해주신다.
할아버지가 많은 아이들이 헷갈리지 않게 자신들만의 호칭을 만들었는데 산에 사시는 할아버지라고 해서 산 할아버지라고 부른다.
책을 보는 순간 책을 통해서 아이들과 할아버지와의 추억의 소중함을 되새겨보고 할아버지 댁에 가서 초록의 즐거움을 머금어보며 직접 느끼는 시간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의 모란 꽃이 분홍빛이라서인지 분홍을 사랑하는 아이가 무척 좋아했다.
책을 받아 함께 읽고 싶어서 챙겨왔었는데 발레 수업을 가기 전 잠깐 남은 시간에 혼자 책을 살펴보길래 무엇을 보는지 잠깐 살펴봤다.
아직 글을 익히지 않은 아이는 평소 함께 책을 보던 것처럼 표지를 살펴보고, 속표지를 유심히 본다.
무엇을 보는지 알 수 없지만,
한참을 자세히 보는 아이의 모습에서 함께 책 읽었던 과정을 기억하는 아이의 모습에 대견하고, 뿌듯한 기분이 든다.
책을 보는 아이의 표정이 흥미롭다.
책을 보다가 눈이 마주치니 씨익 웃는다.
"엄청 재미있게 보던데? 무슨 장면이야?"라고 물으니
"아이가 할아버지 그림 그려서 보여주려고 하는데 할아버지가 꽃만 보고 있어요. 할아버지가 선물해 주려고 한 건데."
"할아버지가 아이에게 선물해 주는 거야?"라고 물으니 앞표지를 보여주며
"여기, 선물해 줘서 좋아하고 있어요"라고 이야기한다.
예전에 책 표지에 책 속 이야기가 숨어 있다고 이야기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는 건지,
표지를 보고 할아버지의 행동들을 유추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집에 돌아와서 씻고 나자마자 책을 다시 펼치고 살펴본다.
놀다가 코피가 났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책에 빠져있다.
함께 책을 다 읽고 가장 좋았던 장면이 어떤 장면이었냐고 물으니
할아버지가 아이에게 꽃을 선물하는 장면을 펼치고,
"할아버지가 아이가 좋아하는 꽃을 선물해 줘서 좋았어요."라고 이야기한다.
꽃과 함께 커가는 아이를 보며
"나는 나무만큼 자란 거예요?"라며 자기가 얼마만큼 자랐는지 물어본다.
개인적으로 성인이 된 주인공인 할아버지의 선물을 받고 할아버지의 집이 가깝게 느껴졌다는 장면이 가장 좋았다.
20대에 부모님과 떨어져서 혼자 생활하던 시절
가끔 어릴 때 외할머니 댁에 갔다 온 기억이 났다.
외할머니는 푸근한 인상과 듬직한 외형을 가지신 따뜻한 분이셨는데..
남아 우호 사상이 강하였던 친할머니에게 구박만 받고 자랐었는데
맛있는 것도 만들어주시고, 항상 웃으며 따뜻하게 대해주신 외할머니와 추억은 외롭고 힘든 시간에 큰 버팀목 되어 주었던 것 같다.
내가 어린 시절의 따뜻한 외할머니와의 기억으로 힘을 얻었던 것처럼
아이가 자신만의 삶을 찾아 떠났을 때 할아버지와 함께 했던 시골의 기억들이 삶의 연료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의 어릴 적 산 할아버지 댁에서 찍어둔 사진들을 보면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니, 주말에 할아버지 댁에 가고 싶다고 한다.
이번 주말, 아이와 함께 할아버지 댁에 가서 즐거운 추억을 한 줄, 또 쌓고 오기로 했다.
창비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아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한 솔직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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