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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쩍도 안 할 거야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34
오쓰카 겐타 지음, 시바타 케이코 그림, 황진희 옮김 / 길벗어린이 / 2023년 6월
평점 :

『빵 도둑』으로 잘 알려진 시바타 케이코 작가의 신작 『꿈쩍도 안 할 거야』가 나왔다는 소식에 책 소개를 읽어 보았다.
읽는 내내 나도 모르게 몰입되어
첫 부분을 읽을 때는
'넓적부리황새는 왜 안 움직일까?'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뭐지?'
궁금하게 하더니 움직이지 않는 이유를 넓적부리황새의 특징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알려준다.
또한 마지막 장면에 넓적부리황새의 볼이 붉어진 귀여운 츤데레 같은 모습이 상상되면서 펼쳐보고 싶게 만드는 책소개었다.
책 표지부터
'내가 주인공이다'
라며 정중앙에 노란 배경으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넓적부리황새를 만날 수 있다.
그 뒤로 왠지 가까이 오지 못하는 조심스러운 듯한 동물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책을 받아본 아이는 책 표지 중앙에 자리 잡은 넓적부리황새를 한참이나 쳐다본다.
"이 새는 표정이 어때?"
"기분이 별로인 것 같아요?"
"왜 기분이 별로일까?"
"부리가 너무 커서 어떤 친구들이 놀려가지고"
옆에 있던 초등학생 오빠가 "그게 아니야"라며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
"그러면 왜 그런 것 같아?"라고 물으니
"동물 친구들이 안놀아 주니까"라고 대답한다.
과연 어떤 일들이 있을지 함께 읽어보기로 약속하고 책장을 넘겼다.
면지를 넘기더니 "여기 두더지가 있어요"라며 초록 풀잎 속에서 넓적부리황새와 두더지, 꽃을 찾는다.
다음 장을 넘기니 물가에 서 있는 넓적부리황새를 발견할 수 있었다.
"왜 물가에 서있을까?"
"물가에 있는 자기 모습을 보고 있는 거 아닐까요?"
"왜 이런 표정을 짓고 있을까?"
"부리에 있는 기다란 줄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런 것 같아요"
"고민이 있는 게 아닐까요?라며 다양하게 추측해 본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표정이 바뀌지 않는!
꿈쩍하지 않는 넓적부리황새의 모습을 보면서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를 함께 반복해서 외치다 보니
『도깨비를 빨아버린 우리 엄마』를 읽었을 때 함께 반복해서 외치던
"눈 깜짝할 사이에"가 생각나는 느낌이었다.

유치원생 아이는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빨개진 넓적부리황새의 모습이 있던 장면과 좋아하는 친구가 다가오는 장면 두 장을 골랐다.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어?"라고 물으니
"빨개진 넓적부리황새의 모습이 웃겼어요."라고 대답한다.
좋아하는 친구가 다가오는 장면에서는
"너무 여자친구가 예뻐서요"라고 대답했다.
"내가 넓적부리황새라면 꿈쩍도 하지 않고 있을 수 있을까?"라고 질문하니
"나는 그냥 날아갈래"라고 대답한다.

초등학생 오빠는 가장 인상 깊었던 페이지로 여러 동물이 나오는 장면을 골랐다.
많은 동물 친구들이 넓적부리황새를 움직이기 위해 달라진 모습이 웃겼다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아이들을 책을 읽는 동안 책 속에 나오는 동물들의 생소한 모습들 보면서 의문을 가지며
"뱀의 혀가 왜 파래요?"라고 질문한다.
아이들의 질문에 답을 해주기보다는 "왜 파랄까? 파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아이와 함께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워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다음 장면에 어떤 동물이 나올까 아이와 함께 맞춰보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동물들의 엉뚱한 변화를 보며 작가의 창의적인 생각을 엿보는 재미도 있었다.
독후 놀이로 아이들과 함께 "동물의 변신"이라는 주제로 동물들이 어떻게 변할 수 있을까 상상해 보고 그려보면 어떨까 싶다.
넓적부리황새가 꿈쩍도 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친구들이 넓적부리황새를 움직이기 하기 위해서 여러 방법을 써보지만 넓적부리황새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넓적부리황새는 자신이 하려고 했던 일을 하기 위해서 주변의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넓적부리황새의 모습을 보며 '자신이 하려고 하는 일을 위해 신념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이야말로 자신이 원하고자 하는 것을 이룰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단순히 즐거움과 재미만을 주는 것이 아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넓적부리황새처럼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는 메시지를 함께 담고 있었다.
책을 반복적으로 읽고 난 후에 아이들과 함께 어떨 때 인내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