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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여름이 되어 줄게 ㅣ 단비청소년 문학
김근혜 외 지음 / 단비청소년 / 2023년 6월
평점 :
이 책은 다섯 작가가 돈, 열등감, 사랑, 폭력, 입시 라는 다섯 가지 주제를 가지고 지은 단편 소설집이다.
책을 읽어가면서 공감도 되고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엄마 몰래 현질하고 혼나는 휘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어릴적에 신문 지면에 나온 '공포특급'이라는 전화를 걸어서 무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번호가 있었다.
집 전화기로 혼자 있다가 호기심에 몇번 눌러서 3가지정도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은데..
한 달 뒤 전화비가 3만원이나 나왔다.
당시 새우깡이 300원하던 시절이니 전화비로 3만원이라는 돈은 어마어마 했다.
부모님께 엄청 혼나고 다시는 안하겠다는 다짐을 받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휘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동안, 나 역시 그런 시절이 있었음을 떠올릴 수 있었던 것 같다.
트라우마와 미래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하는 준서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 이야기를 선생님에게 전달하기까지 얼마나 고민하고 고뇌했을지 느껴졌다. 어른의 시점에서 보면 그때 겪는 성장통 같은 고민들이지만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일상을 위협하는 큰일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아이들의 이야기를 나의 초점에서 생각해서는 안되는 거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를 지키는 건 나야"라는 선우선생님의 조언이 마음에 남았다. 준서가 만난 것이 선우선생님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아이들의 옆에 선우선생님처럼 마음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존재가 있기를.. 그리고 그 존재가 내가 되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여름이와 준하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를 읽는동안 최근 들었던 '엄마반성문'의 저자 이유남 선생님의 강연이 떠올랐다. 아이를 자신의 자랑거리로 만들기위해서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아이에게 수 많은 잘못을 저지른 엄마의 절절한 반성강의였었다. 준하의 엄마가 준하에게 하는 행동은 정서적 학대다. 그 안에서 피말라가는 느낌으로 하루를 살았을 준하를 생각하니 나는 아이에게 어떻게 대하고 있나 돌아보게 된다. 부모라는 이유로 아이를 함부로 대하는 부모들 옆에서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더욱더 심해지는 부모의 요구에 아이들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보듬고 감싸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른의 시선으로는 철없는 풋사랑이라고 바라보지만 아이들에게는 '사랑'이라는 것은 숨을 쉴 수 있는 마음이 안식처같은 느낌이 아닐까 싶다.
아이들의 학창시절에 일어 날 수 있는 일이고, 나의 학창시절에 친구들과 함께 겪었던 일들이기도 했던 이야기들이었기에 공감이 되는 이야기였다.
아이들의 문제는 아이들의 문제가 아님을 이제는 안다.
부모를 비추는 거울임을 기억하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자신들의 마음을 비춰주고 있는 이 글을 읽고 아이들이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