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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렁이똥 ㅣ 책속의책 그림책
이정호 지음, 최희옥 그림 / 책속의책 / 2022년 12월
평점 :

똥은 유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 소재 중의 하나이다.
구렁이 똥이라니!
구렁이처럼 생긴 똥인 것일까?
구렁이가 똥처럼 생긴 것일까?
아이와 책 표지를 살펴보았다. 무엇이 보이냐고 묻자 아이는
예쁜 옷을 입고 웃고 있는 여자아이와
엉엉 울며 앉아 있는 여자아이, 그런 아이의 눈물을 핥고 있는 강아지가 보인다고 이야기한다.
이야기를 읽어주고 아이에게는 그림을 보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아이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내 그림을 찬찬히 살펴본다.
흥미로운 내용으로 천천히 그림을 살피도록 시간을 주었더니
빨리 읽어 달라며 재촉하여 책을 한 번 읽고 나서야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꽃지가 똥을 쌌다고 소문이 나서 엉엉 우는 장면을 보더니
"꽃지가 싼 거 아닌데.."
라며 꽃지를 바라보는 눈이 측은해진다.
부처님께 소원을 비는 꽃지를 보며
"나는 예뻐지게 해달라고 빌 거야."라고 한다.
"마음이 예뻐지고 싶어? 얼굴이 예뻐지고 싶어?"
라고 물으니 "둘 다"라고 대답하는 욕심꾸러기.
책을 다 읽고 나서 어떠했는지 묻자
"재미있었어요."라고 대답을 한다.
마음에 드는 장면이 무엇이었는지 묻자
단이를 소개하는 장면을 펼치더니
"이런 장면이 너무 예뻤어요"
"어떤 장면이 제일 웃겼어?"라고 물으니
단이가 방귀를 뀌며 달려가는 장면을 펼치며
"이 장면이요."라고 이야기한다.
"어떤 부분이 제일 재미있었는지 묻자"
단이가 달려가니 팔이 여러 개처럼 보이고, 단이의 얼굴의 색깔이 변하는 모습이 재미있었다고 한다.
"단이처럼 응가가 마려워서 뛰어 본 적 있어?
"아니요?"
"한 번도 없어?
"있어요. 한번"
"그래? 그때 어땠어?"
"너무 응가가 마려웠어요. 그런데 어떤 친구가 싸고 있었는데 너무 급했어. 선생님이 싸라고 했어."
라며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단이를 용서하고 도와주는 꽃지를 보면서
아이에게 단이라면 "어떻게 할 거야?"라고 물어보니
"나도 도와줄 거야."라고 답한다.
"화가 나지 않을까?"라고 물어보니
"그래도 예쁘잖아"라고 대답한다.
"예쁘면 나쁜 행동을 해도 괜찮은 거야?"
"응"
아이의 대답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예쁘다는 선생님의 잘못된 칭찬에
"예쁘다"라는 말이 제일 좋다는 아이에게
외모가 예쁜 것이 다가 아님을 스스로 알았으면 해서
책을 천천히 다시 읽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이 책을 통해서 얼굴이나 외모가 예쁜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아이가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장에 꽃아 두었는데 책을 자주 가져와 읽어달라는 걸 보니 책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어느 날 책을 읽다가 아이에게 "이 책에서 가장 예쁜 사람이 누구야?"라고 물으니
"꽃지랑 단이"라고 이야기한다.
"왜?"라고 물으니
"꽃지는 얼굴이 예쁘고 단이는 마음이 예뻐"라고 대답한다.
아이가 외적인 모습에만 관심이 많아서 고민이었는데
얼굴이 예쁜 것이 다가 아님을..
마음도 예뻐야 한다는 것을 책을 통해 전달된 것 같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