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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너희 세상에도
남유하 지음 / 고블 / 2023년 3월
평점 :

이 책은 현대 사회의 기틀을 해부하는 초현실적 공포를 담고 있는 호러 문학이다.
표지를 살펴보면
사람인 듯 마네킹 같기도 한 느낌의 모습을 한 채 일렬로 줄지어 있고, 나무에도, 들판에도 비슷한 것들이 널려있다.
밑에 동태눈을 한 물고기 두 마리가 기괴하게 보인다.
뛰어놀고 있는 한편에 있는 아이들이 부자연스러운 검은 바탕의 모습들이 '지옥'으로 가는 길 같은 느낌이다.
공포 장르를 좋아하지 않지만,
초현실적 재앙이라는 렌즈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까지 과감하게 날 것으로 드러낸다는 책 소개에 이끌려 책을 펼쳐본다.

일규를 버린 아들 내외들을 보면서
왜인지 모르게 '고려장'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 사회의 노인들의 실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외면받은 노인세대, 갈 곳 없는 노인세대의 쓸쓸함과 무기력함이 그대로 녹아있는 것 같았다.
죽는 순간까지 남아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그의 모습에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은 기괴하고 공포스러웠다.

시끄럽다는 이유로 개를 죽였다고 생각하는 에이의 생각은 과연 진실일까?
개를 죽인 사람은 에이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에이가 엄마의 사랑을 얻기 위해 오빠를 죽인 것처럼.
형제가 있는 아이들은 한 명이 온전히 없어지기를 한 번쯤은 바라왔을 것이다.
부모의 사랑이 온전히 자신만을 향하기를...
이러한 인간의 내면에 잠식해있었던
지나쳤던 그 생각들을 끌어올려 작가는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책 속에 나온 이야기들은 비현실적이고 피폐하고 잔인하였다.
책을 읽으며 불편한 감정들이 올라왔다.
책 속에 나온 인물들과 내용들은 인간의 내면에 깊숙이 숨어 있는 파괴적인 본능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무서운 것은
그러한 생각을 하는 인간 자체라고 말이다.
[컬처블룸 카페를 통하여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고 개인적인 주관으로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