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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마녀 ㅣ 단비어린이 문학
신은영 지음, 유재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2월
평점 :
그림에 보이는 마녀가 흥미로운지 아이가 책을 가지고 와서 계속 읽어 달라고 한다.
아직 글을 잘 읽지 못하는 아이는 종종걸음으로 따라다니면서 조른다.
결국 책을 꺼내 읽어주려고 하니 "어떤 마녀가 나올까? 공주님도 나오려나?"라고 기대한다. 책에는 공주님은 아니지만 공주처럼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리나가 나온다.
주인공인 리나의 엄마는 불면증이 심해 거의 잠을 자지 못하는 상태다. 리나는 그런 엄마를 사랑하며 살뜰하게 챙기려고 하는 소녀다. 리나의 모습을 보면서 작은 것 하나하나 챙겨주려고 하는 딸의 모습이 겹쳤다. 엄마의 불면증이 없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던 리나는 엄마의 불면증을 없애기 위해 용기를 내고 행동으로 옮긴다.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실천을 하는 리나의 모습에서 아이가 커다란 용기를 가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제일 재미있고 흥미롭게 듣고 보던 장면은 동굴에서 마녀가 울고 있는 모습이었다.
"마녀가 잉잉거리며 울고 있어요. 왜 우는지 궁금해요"라며 재촉한다.
슬픈 것을 제일 무서워하는 마녀가 우니 동굴도 함께 운다.
아이는 이 부분이 재미있는지 여러 번 읽어달라고 부탁했다.
마녀가 들고 다니는 피리, 소리 마녀, 리나, 엄마 등
중간중간 들어 있는 삽화가 내용의 느낌을 너무 신비롭고 흥미롭게 잘 표현하고 있어서 자꾸 눈이 간다.
나는 리나의 외할머니처럼 아이들이 가지고 싶은 것을 쉽게 사주는 부모가 아니다.
아이가 버릇 나빠질까 봐라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 부모 역시 무언가를 쉽게 사주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찹쌀떡을 너무 먹고 싶었지만 먹지 못했던 엄마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읽으며 며칠 전 아이와 마트에 갔을 때가 생각났다.
며칠 전 마트에 갔는데 나오는 길에 아이가 마트 앞 노점에서 파는 국화빵을 먹고 싶다고 했다. 마트에서 아무것도 사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고, 약속대로 아무것도 사지 않은 상태라서 흔쾌히 빵을 사주었다. 3천 원에 10개 담아주는데 아이가 "11개 주세요"라고 주인아저씨에게 이야기했다.
주인이 국화빵을 담기 시작하자 "둘, 넷, 여섯, 여덟, 열"이라고 세니 아저씨가 웃으며 하나를 더 담아주었다.
하나 더 받았다는 생각에 아이는 엄청 좋아했지만 그 하나를 먹기 위해 집어 들다가 떨어트렸다. 그때 아이의 표정을 세상만사 다 잃어버린 표정이었다.
아이의 마음에 국화빵이 아픔이 아닌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