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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조금만 더 ㅣ 모든요일그림책 7
소연정 지음 / 모든요일그림책 / 2023년 1월
평점 :

"뭐 하고 있는 것 같아?"
책 표지를 보고 질문하자 아이가 "엿보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 대답한다.
조금만, 조금만 더
어떤 내용일까? 무엇이 조금만, 조금만 더라는 걸까?
표지를 봐서는 문을 조금 더 열어보라는 걸까?
5명의 각기 다른 아이들의 표정이 어떤 내용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높은 곳 선반 위에 올려져 있는 상자하나.
하늘색과 빨간색 다이아몬드 무늬가 5명의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상자를 보더니 아이는
"나는 뭐가 있을 것 같냐면 이 친구가 좋아하는 것이 있을 것 같아"
라며 빨간 안경을 쓴 아이가 이야기한 물건이 있을 것 같다고 자기 생각을 이야기한다.
"만약 집에 이런 상자가 있다면 안에 뭐가 들어 있을 것 같아?"라고 아이에게 물으니 아이는
"하츄핑 인형"이라고 대답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물건이 상자에 담겨 있었으면 하는 아이의 속마음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직접 이야기한 적이 없지만 가지고 싶었던 마음을 그림책을 읽으면서 은연중에 이야기한 것 같다.

5명의 아이들은 여러 가지 다양하나 방법으로 상자를 내리려고 고군분투한다.
아이는 그중 안경 쓴 여자아이의 방법이 가장 마음에 들고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자기도 공을 던져서 물건을 꺼낼 거라며 자신 있다고 과장된 행동으로 이야기한다. 안경 쓴 아이에게 자기를 투영해서 보는 것 같다.
기발한 방법으로 함께 힘을 합쳐 상자를 내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마지막 아이가 되어 자기는 '점프'해서 내릴 거라고 이야기한다.
상자 속의 물건의 정체가 밝혀지자 책 속의 아이들처럼 아이는 "와~" 하고 소리 지른다.
마지막 페이지를 보며 아이에게 "이럴 땐 어떻게 할 거야?"라고 묻자 "엄마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할 거예요"라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샤워를 하거나 요리를 하는 등의 아이들에게 신경을 많이 못쓰는 시간에 아이들은 작당하는 악동들처럼 잡동사니를 넣어둔 상자들이 있는 방에 들어가 이것저것 꺼내보고 만져보며 어지럽힌다.
그런 아이들을 볼 때면 어린 시절 나 역시 부모님이 없을 때 집안 곳곳을 열어보며 보물 찾기처럼 부모님이 여분으로 넣어둔 간식거리를 찾아서 먹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가끔 알록달록한 상자 속에 맛있는 간식거리를 넣어두기도 한다. 아이들이 집안 곳곳을 보물찾기 하는 기분이 들도록 말이다.
책을 보는 내내 아이는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상황 상황마다 자신이 어떻게 할 것인지 종알종알 거렸다. 상자 하나 가지고 시작된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다양한 방법과 이야기는 아이의 일상이기도 하여 아이가 더욱 공감하는 것 같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