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곤의 중국한시기행 3 : 섬서·사천 편 ㅣ 김성곤의 중국한시기행 3
김성곤 지음 / 김영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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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김성곤의 중국한시기행3 : 섬서 사천 편》을 읽고서···.

 

한 편의 시에는 시인이 살았던 시대와 공간, 그리고 그가 마주한 삶의 흔적이 담겨 있다. 《김성곤의 중국한시기행 3: 섬서·사천 편》은 중국 고전문학의 중심 무대였던 섬서성과 사천성을 찾아가 한시와 역사, 인물과 장소를 함께 살펴보는 문학 기행서다. 당나라의 수도 장안이 자리했던 섬서성에서는 이백·두보·왕유·백거이의 문학적 자취를 좇고, 사천성에서는 삼국지의 역사와 두보·소동파의 삶과 작품을 만난다. 저자는 시가 탄생한 현장을 찾아가 작품에 담긴 시대적 배경과 인물들의 숨은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책은 섬서성과 사천성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여정을 펼친다. 첫 번째 섬서성 편에서는 함양의 소릉과 건릉, 서안의 대당불야성·대안탑·흥경궁·화청지 등을 찾아 당 제국의 역사와 문화를 살핀다. 당 태종과 측천무후, 현종과 양귀비의 이야기는 권력과 사랑, 흥망성쇠가 교차했던 시대를 보여 준다. 특히 백거이의 「장한가」를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뿐 아니라 시인 자신의 삶과 연결해 설명하는 대목은 작품에 담긴 의미를 한층 깊이 이해하게 한다.

 

두 번째 여정은 한중과 광원 일대에서 삼국지의 역사적 현장을 따라간다. 제갈량과 유비, 장비 등 익숙한 인물들의 흔적이 남은 무후묘와 검문관, 낭중 등을 둘러보며 역사 속 영웅들의 행적과 그들을 둘러싼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지막 사천성 편에서는 성도와 낙산, 미산을 찾아 두보초당과 삼소사 등 문학 유적을 방문한다. 두보와 소동파의 작품은 물론, 그들의 삶과 가족, 인간적인 고뇌까지 조명한다. 이처럼 70여 편의 한시와 산문·일기·편지, 현장감이 있는 사진은 독자가 시와 역사, 그리고 작품 뒤에 감춰진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돕는다.

 

<"시인이 생긴 이래로 두보만 한 사람이 없었다." 책 279쪽>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한시를 단순히 번역하고 해설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인이 살았던 장소와 시대를 함께 살펴보면서 작품이 탄생한 배경과 그 안에 담긴 정서를 이해하도록 이끈다. 한 편의 시를 읽으며 당시의 정치와 사회, 문화는 물론 시인의 인간관계와 개인적인 사연까지 배울 수 있다. 역사적 사건과 인물에 얽힌 뒷이야기가 문학적 감상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한시를 어렵고 낯선 고전이 아닌 살아 있는 이야기로 느끼게 한다.

 

책을 읽으며 나는 오래된 시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작품의 문장뿐 아니라 그 시가 태어난 장소와 시대를 함께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평소 한시를 읽을 때는 아름다운 표현과 함축적인 의미에 주목했지만, 시인의 발자취가 남은 공간과 역사적 배경을 떠올리면 작품은 전혀 다른 생명력을 얻는다. 서안의 유적을 통해 당나라의 번성과 쇠락을 살피고, 두보초당에서 시인의 고단했던 삶을 생각하며, 삼소사에서 소동파와 가족의 이야기를 만나는 과정은 문학이 역사와 인간의 삶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대나무는 현자와 같다. 어째서인가? 대나무는 뿌리가 견고하다. 군자는 그 뿌리의 견고함을 보고 강인한 품성을 생각한다." 책 367쪽>

 

특히 시대의 격변과 개인의 고난 속에서도 시를 통해 삶을 기록하고 세상과 소통했던 문인들의 모습이 마음에 남았다. 그들의 작품에는 자연을 바라보는 감흥뿐 아니라 시대를 향한 고민, 사랑과 이별, 좌절과 희망이 함께 담겨 있다. 한시 한 편에 담긴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시인의 감정뿐 아니라 당시 사람들의 생활과 시대정신까지 엿볼 수 있다. 세월은 흘렀어도 인간이 느끼는 기쁨과 슬픔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고전문학의 보편적인 가치도 발견했다. 과거의 문인과 역사를 이해하는 일은 결국 오늘을 살아가는 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일이기도 했다.

 

《김성곤의 중국한시기행 3》은 중국의 명소를 소개하는 여행서이자 한시와 역사를 함께 배우는 인문 기행서다. 시를 따라 장소를 만나고, 장소를 통해 역사를 이해하며, 역사 속 인물들의 뒷이야기를 통해 작품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게 한다. 한시와 중국 역사에 관심 있는 독자는 물론, 문학과 여행을 통해 인문학적 교양을 넓히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한줄평: 한시를 따라 떠나는 여정에서 중국의 역사와 문학, 그 속에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배우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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