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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리주의 - 행복 철학 ㅣ 문예 인문클래식
존 스튜어트 밀 지음, 박홍규 옮김 / 문예출판사 / 2026년 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공리주의 : 행복 철학》을 읽고서···.
존 스튜어트 밀의 《공리주의 : 행복 철학》은 도덕 판단의 기준을 감정이나 전통적 권위가 아니라 이성적 원리에 두려는 근대 윤리학의 대표적 저작이다. 그는 제러미 벤담의 사상을 계승하면서도 이를 정교하게 보완하여, 자유와 존엄, 정의의 문제까지 포괄하는 성숙한 공리주의를 제시한다. 얇은 분량이지만 반론과 재반론이 치밀하게 전개되는 구조 속에서 공리주의의 핵심 논지를 설득력 있게 드러낸다.
밀이 계승한 중심 원리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다. 그러나 그는 행복을 단순한 쾌락의 총합으로 환원하지 않는다. 쾌락에는 질적 차이가 있으며, 지적·도덕적 즐거움이 감각적 만족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닌다고 주장한다. “불만족한 인간이 만족한 돼지보다 낫다"라는 그의 표현은 인간 존엄을 전제로 한 행복 개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를 통해 공리주의를 저급한 쾌락주의로 보는 오해를 벗기고, 인간다운 삶의 기준을 새롭게 제시한다.
<"우리가 어떤 것을 사람의 권리라고 부를 때, 우리는 그 사람이 소유하는 것을 법의 힘이나 교육과 여론의 힘으로 보호할 사회에 대해 정당하게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책 138쪽>
또한 그는 정의와 권리의 문제를 공리의 원리 안에서 해명하고자 한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는 장기적으로 사회 전체의 행복을 증진하는 토대이며, 따라서 공리주의는 다수의 이익을 위해 소수를 희생시키는 단순 계산의 논리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공동선의 윤리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논증은 오늘날 민주 사회에서 법과 제도의 정당성을 사유하는 데에도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박홍규의 번역은 밀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논쟁적인 문체를 충실히 살리면서 우리말의 흐름에 맞게 다듬어 가독성을 높인다. 특히 옮김이의 해제는 사상적 배경과 쟁점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공리주의에 제기된 다양한 비판—칸트적 의무론, 정의론적 문제 제기, 소수자 권리 논쟁 등—을 균형 있게 소개한다. 덕분에 독자는 원전의 논지를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찬반 논거를 비교하며 이 이론의 강점과 한계를 입체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번역서를 넘어 철학적 사고를 훈련하는 입문서로서의 가치도 지닌다.
<"공리주의는 서양에서 기독교 윤리를 극복하기 위하여 나왔다. 유교 윤리나 기독교 윤리보다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주장하는 공리주의가 민주주의에 더 적합하다." 책 205쪽>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나의 행복은 타인의 행복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 도덕은 맹목적 복종이 아니라 숙고의 결과이며, 우리의 선택은 언제나 공동체와 맞닿아 있다. 공리주의는 ‘더 많은 사람에게 더 큰 행복을 가져오는가’라는 물음을 통해 우리의 결정을 점검하게 하는 하나의 윤리적 나침반이 된다.
따라서 이 책은 도덕적 판단의 기준을 고민하는 대학생과 청년, 공적 책임을 지닌 시민, 그리고 현대 사회의 갈등 속에서 합리적 선택의 근거를 찾고자 하는 독자에게 특히 유익하다.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을 함께 사유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공리주의 : 행복 철학》은 여전히 설득력 있는 사유의 안내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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