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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을 만드는 순간
이수정 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1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법인을 만드는 순간》을 읽고서···.
《법인을 만드는 순간》은 창업의 시작이나 사업 성장의 결과를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개인의 역량과 판단에 의존하던 사업이 법인이라는 제도적 틀로 전환되는 결정적 순간에 주목한다. 법인 전환과 동시에 책임과 권한의 구조, 자금 흐름, 세무와 경영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입체적으로 짚어내며, 저자들은 법인 설립을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규정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법인을 법률·세무 지식의 집합이 아닌 운영 시스템으로 바라보게 한다는 점이다. 법인은 대표자의 또 다른 이름이 아니라 독립된 인격체이며, 그 순간부터 사업은 개인의 편의가 아닌 규칙과 기록, 책임을 중심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이러한 관점은 법인 전환을 막연한 부담이나 비용으로 인식해 온 독자에게 사고의 기준을 새롭게 세워준다.
실무적 설명 또한 매우 구체적이다. 법인 설립의 기본 구조와 절차는 물론, 정관 작성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핵심 조항, 주식 구조와 지분 설계가 갖는 전략적 의미, 대표이사와 이사의 권한과 책임을 실제 사례 중심으로 풀어낸다. 특히 초기 설계 단계에서의 작은 선택이 훗날 경영권 분쟁이나 세무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확히 짚으며, ‘처음부터 제대로 설계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아이디어는 누구나 낼 수 있지만, 그 아이디어에 명칭을 붙이고 권리화하여 지켜내는 자만이 기업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책 165쪽>
절세 전략을 다루는 방식 역시 인상적이다. 이 책은 법인을 단순한 절세 수단으로 접근하는 태도의 위험성을 분명히 경고하면서도, 합법적이고 구조적인 절세 전략은 체계적으로 제시한다. 법인세 구조, 급여와 배당의 선택 기준, 가지급금과 인정상여 관리 등 현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문제가 되는 사안을 실제 사례와 함께 설명해 이해를 돕는다. 여기에 가업승계에 따른 각종 특례와 창업자금 증여세 특례까지 다루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과 가정을 함께 설계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점도 돋보인다.
또한 지적재산권을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닌, 회사를 성장시키는 핵심 자산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상표권, 특허권, 저작권 등을 법인 구조 안에서 어떻게 이전하고 활용할 것인지,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세무적 쟁점은 무엇인지를 짚어주며 지식 기반 사업을 준비하는 독자에게 실질적인 통찰을 제공한다.
많은 대표들이 두려워하는 세무조사에 대해서도 이 책은 불안을 자극하지 않는다. 대신 세무조사의 본질과 주요 점검 포인트를 차분히 설명하고, 평소 어떤 방식으로 기록과 구조를 관리해야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세무조사를 ‘피해야 할 공포’가 아니라, 준비 여부에 따라 충분히 관리 가능한 영역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점이 이 책의 강점이다.
저자들이 반복해서 강조하는 핵심은 대표자의 인식 전환이다. 법인을 만드는 순간, 대표는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하는 사람이 아니라 구조를 설계하고 책임을 분산시키는 관리자가 된다. 이 책은 그 변화가 부담이 아니라, 사업을 오래 지속하기 위한 필수 조건임을 일관되게 설득한다.
《법인을 만드는 순간》은 법인을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는 책을 넘어, 법인을 운영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묻는 책이다. 절세, 승계, 자산 관리, 리스크 관리까지 폭넓게 아우르며, 사업을 ‘지금보다 크게’가 아니라 ‘오래 그리고 안전하게’ 키우고자 하는 독자에게 실무와 관점을 동시에 제공하는 신뢰할 만한 안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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