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화학 - 100개의 물질로 읽는 생명과 우주, 인류의 미래 최소한의 지식 2
김성수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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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화학을 읽고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화학은 화학을 전공하지 않은 독자를 분명한 대상으로 삼으면서도, 과학적 사고의 깊이를 끝까지 유지하는 교양 과학서다. 이 책의 핵심적인 특징은 화학을 공식과 계산의 학문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언어이자 사고의 틀로 제시한다는 데 있다. 저자는 화학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를 과감히 걷어내고, 100개의 물질을 통해 왜 화학이 일상과 분리될 수 없는 학문인지를 차분한 논리로 설득한다.

 

특히 인상적인 지점은 복잡하고 난해하게만 느껴졌던 우주와 지구, 그리고 그 안에 존재하는 물질의 세계를 독자의 눈높이에서 다시 풀어낸다는 점이다. 학창 시절 단순 암기의 대상으로만 접했던 원자, 분자, 결합의 개념은 이 책에서 일상의 언어로 재구성된다. 왜 우주에는 특정 원소가 많을 수밖에 없는지, 왜 지구상 물질은 저마다 다른 성질을 지니는지와 같은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외웠던 화학 지식이 하나의 논리적 이야기로 연결된다. 복잡함을 억지로 단순화하기보다, 이해에 이르는 사고의 과정을 차근차근 보여주는 설명 방식이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이다.

 

<"세상에 어느 것도 무에서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모든 생성물은 반응물이 일으킨 화학반응의 결과물이다." 16>

 

책은 원자와 분자라는 기초 개념에서 출발하지만, 논의는 늘 우리의 삶으로 확장된다. 우리가 마시는 물과 숨 쉬는 공기, 사용하는 재료들이 어떤 화학적 원리 속에서 존재하는지를 설명하며, 화학이 결코 추상적인 학문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주기율표나 반응식을 앞세우기보다 왜 그런가라는 질문을 반복함으로써, 저자는 독자로 하여금 암기가 아닌 이해를 통해 화학에 접근하도록 이끈다.

 

저자의 문제의식 또한 일관되게 드러난다. 그는 어떤 화학 물질도 본질적으로 선하거나 악하지 않으며, 맥락과 사용 방식, 그리고 사회적 선택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이러한 시선은 화학 물질에 대한 막연한 공포나 무조건적인 낙관을 경계하게 하고, 과학기술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을 보다 균형 있게 바라보게 만든다. 화학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 역시 그 일부라는 저자의 관점은 겸허하면서도 현실적인 통찰을 제공한다.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은 금속과 암석으로, 목성과 토성은 수소 기체와 헬륨으로 그리고 천왕성과 해왕성은 물과 암모니아, 메테인이 얼어붙은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59>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교훈은 최소한의 화학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명확한 답이다. 저자가 말하는 최소한의 화학이란 전문가가 되기 위한 지식이 아니라,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이해의 기준이다. 무엇을 두려워해야 하고, 무엇을 신뢰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힘은 결국 과학적 사고에서 비롯된다는 메시지는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화학은 화학을 통해 우주와 지구, 그리고 인간의 위치를 다시 성찰하게 만드는 책이다. 어렵지 않되 가볍지 않고, 친절하지만 결코 피상적이지 않다. 화학을 멀게 느껴왔던 독자에게 이 책은 두려움을 걷어내고 이해의 즐거움을 회복시켜 주는 신뢰할 만한 교양 과학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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