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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 세상의 모든 변화를 결정하는 인구의 경제학
딘 스피어스.마이클 제루소 지음, 노승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1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인구는 거짓말하지 않는다》를 읽고서···.
《인구는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인구 통계라는 가장 정직하고 냉정한 지표를 통해 인간 사회의 과거 그리고 현재와 미래를 분석하는 책이다. 저자들은 개발경제학자이자 인구학자로서, 감정적 주장이나 이념을 배제하고 데이터에 근거해 빈곤, 불평등, 성장, 그리고 인류가 맞이할 구조적 변화를 논증한다. “사람은 거짓말할 수 있지만 인구는 거짓말하지 않는다"라는 이 책의 명제는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여 온 사회적 통념들을 근본부터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저자는 출산율, 사망률, 기대수명, 영아 사망률과 같은 인구 지표가 한 사회의 삶의 질과 제도적 성숙도를 가장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말한다. 특히 소득 증가만으로는 삶이 자동적으로 개선되지 않으며, 위생·보건·교육·주거 환경과 같은 구조적 조건이 인간의 선택과 인구 구조를 결정한다고 강조한다. 기후문제와 아동의 신체 성장 및 발달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부분은, 빈곤을 개인의 책임이나 문화적 문제로 환원해 온 기존 시각의 한계를 분명히 드러낸다.
<"우리는 공정하고 안전된 미래를 만들 수 있다." 책 109쪽>
이 책의 핵심 논지는 인구 정점 이후의 감소라는 거대한 전환에 있다. 저자는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이미 출산율 하락 국면에 진입했으며, 인류 전체 또한 머지않아 인구 정점을 지나 감소 단계로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인구 감소는 단순한 숫자의 변화가 아니라 노동력 축소, 경제 성장 둔화, 연금과 복지 재정의 압박, 세대 간 불균형이라는 연쇄적 문제를 동반한다. 저자는 이를 자연스러운 진보의 결과로 낙관하는 태도를 경계하며, 준비되지 않은 사회가 맞이할 충격은 결코 작지 않다고 경고한다.
특히 인상적인 대목은 출산율 제고 정책의 한계를 짚는 부분이다. 많은 국가들이 출산 장려금 지급, 육아 휴직 확대, 보육 지원 강화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 왔고 지금도 시도하고 있지만, 이러한 정책이 출산율을 장기적으로 회복시키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음을 저자는 데이터로 보여준다. 출산은 단순한 경제적 유인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주거 안정성, 고용 전망, 교육 부담, 성평등, 그리고 미래에 대한 신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선택임을 강조한다.
<"좋은 것이 많으면 더 좋다는 생각은 자유와 모순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산아 자유를 지지하는 것은 인구 대감소를 걱정하는 것과 양립할 수 있을까? 그렇다." 책 245쪽>
이 지점에서 독자는 우리나라의 경험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불과 3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사회에는 산아제한 정책이 존재했다. 당시에는 인구 증가를 국가 발전의 걸림돌로 인식했고, 출산을 억제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불과 한 세대 만에 우리는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급격한 고령화라는 정반대의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 변화는 장기적인 국가 정책이 얼마나 예측하기 어렵고, 동시에 얼마나 신중하고 현명해야 하는지를 절실히 보여준다.
저자는 사람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를 개인의 이기심이나 가치관 변화로 단순화하는 접근을 경계한다. 대신 그러한 선택을 하도록 만드는 사회적 환경과 제도적 구조를 먼저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도덕이나 의식의 문제로 치환해 온 담론에 대한 중요한 반박이며, 정책 설계의 책임을 사회 전체로 되돌려 놓는다.
《인구는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통계서이자 사회 비평서이며, 동시에 미래를 향한 경고문이다. 냉정한 숫자 뒤에 숨은 인간의 삶을 끝까지 놓치지 않으며,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묻는다. 인구라는 지표를 통해 사회의 방향을 성찰하게 만드는 이 책은, 오늘날 인구와 국가의 미래를 고민하는 독자에게 깊은 통찰을 제공하는 의미 있는 교양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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