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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처럼 인생을 살아라 ㅣ 세계철학전집 6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10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개처럼 인생을 살아라》를 읽고서···.
이근오 엮음, 《개처럼 인생을 살아라》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디오게네스의 사상을 현대인의 언어로 되살려낸 철학서이자 삶의 태도서이다. 제목만 보면 다소 도발적으로 들리지만, ‘개처럼’이라는 표현 속에는 디오게네스 철학의 핵심인 “자연으로 돌아가라(Live according to nature)”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사회적 위선과 허위의 가면을 벗고, 인간 본성에 충실하게 살아가려는 용기를 일깨우는 책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철학을 말이 아니라 삶으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디오게네스는 스스로를 철학자라 부르기보다, 자기 행동으로 철학을 증명했다. 그는 부와 명예, 권력과 체면을 모두 버리고 항아리 속에서 살며 진정한 자유를 실천했다. 엮은이 이근오는 이러한 디오게네스의 사상을 단순한 고전 인용에 머물지 않고, 오늘의 현실 속에서 되살릴 수 있는 실천적 통찰로 재구성했다. 덕분에 독자는 철학이 추상적 담론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선택과 태도 속에 살아 있는 것임을 체감하게 된다.
<"인생은 짧고 소중하기에,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 아무나 곁에 두지 말자. 그렇게 모래밭에서 바늘을 찾은 듯 발견한 진실한 인연이, 수많은 가벼운 인연보다 훨씬 더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다." 본문 중에서 83쪽>
이 책의 중심 주제는 ‘진정한 자유’다. 디오게네스에게 자유란 외부의 조건이나 사회적 지위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다스리고 본성에 따라 사는 힘이었다. 그는 “남의 시선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자유로워진다"라고 말했다. 현대 사회가 끊임없이 더 많은 목표와 성취를 요구하는 가운데, 디오게네스는 오히려 덜 가지는 것이 진정한 풍요라고 주장한다. 이 단순함의 철학은 소비와 경쟁에 지친 현대인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나는 정말로 필요한 것을 위해 살고 있는가, 아니면 남이 정한 욕망을 좇고 있는가?”
또한 이 책은 정직과 자립의 철학을 강조한다. 디오게네스는 거짓과 위선을 가장 큰 악으로 여겼다. 그는 사람들 앞에서 거리낌 없이 자신을 드러내며, 타인의 평가보다 자신의 신념에 충실하게 살았다. 엮은이는 이를 ‘진실한 개로 사는 법’이라 표현한다. 개는 솔직하고 본능적이며, 주어진 순간을 꾸밈없이 살아간다. 엮은이는 이를 현대적 덕목으로 재해석하며, 관계와 사회 속에서 잃어버린 정직과 자존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행동과 철학의 일치를 강조한다는 점이다. 디오게네스는 “행동하지 않는 생각은 허영이다”라고 했다. 그는 철학을 말로 설명하기보다 몸으로 실천했다. 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정보와 지식을 소비하지만, 그것을 실제 삶에서 실천하지 않는다. 이 책은 그 틈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한다. 아는 것보다 사는 것의 중요성, 생각보다 실행의 가치를 일깨운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결핍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다. 디오게네스는 가난을 결핍이 아니라 탐욕으로부터의 해방으로 보았다. 그는 아무것도 가지지 않음으로써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엮은이는 이 사상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며, 결핍을 부정이 아니라 성장의 조건으로 해석한다. 불편함과 부족함을 견디는 힘이 곧 자기 통제력이며, 그것이 인간다운 존엄의 기반이라는 메시지가 깊은 울림을 준다.
<"디오게네스는 체면보다 진실을 말했고, 관습보다 본질을 보았다. 그는 사람들의 눈총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권력자 앞에서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책 뒤표지>
무엇보다 이 책의 진정한 매력은 철학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낸 통찰력에 있다. 문체는 간결하면서도 힘이 있고, 사유는 깊지만 결코 어렵지 않다. 철학을 전공한 이들이 아니라, 삶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에게 더 큰 울림을 준다. 디오게네스의 냉철한 통찰 속에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신뢰가 숨어 있다. 그는 인간의 위선을 비웃었지만, 동시에 인간이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개처럼 인생을 살아라》는 단순히 고대 철학자의 사상을 전하는 책이 아니다. 그것은 오늘의 우리에게 “당신은 지금 진실하게 살고 있는가?”라고 묻는 거울 같은 책이다. 디오게네스의 거침없는 삶은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불편함을 안기지만, 그 불편함이 바로 성찰의 시작이 된다.
이 책이 전하는 교훈은 명확하다. 행동으로부터 자유가 태어나고, 진실은 용기에서 비롯되며, 자유인은 자기 자신에게만 복종한다. 삶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울수록 디오게네스의 단순함은 더욱 빛난다. 《개처럼 인생을 살아라》는 우리 안의 가식과 허세를 벗겨내고, 인간으로서의 본질을 회복하게 하는 철학적 성찰의 여정이다. 꾸밈없이, 두려움 없이, 그리고 자신답게 살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강렬한 용기의 언어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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