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로스쿨 협상 수업 - 복잡한 심리전에서 무조건 이기는 설득의 프레임
조슈아 와이스 지음, 김용준 옮김 / 현익출판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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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하버드 로스쿨 협상 수업을 읽고서···.

 

조슈아 와이스의 하버드 로스쿨 협상 수업은 협상을 단순히 거래나 타협의 기술로 보지 않는다. 이 책은 협상을 인간의 사고, 감정, 관계, 그리고 구조적 맥락 속에서 바라보는 통합적 사고의 산물이다. 저자는 하버드 로스쿨 협상 프로젝트(Harvard Negotiation Project)에서 오랜 기간 연구와 교육을 이어온 협상 전문가로, 실제 현장에서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협상의 원리와 실천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 책은 이론적 지침서라기보다, 현장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전형 전략서이자 사고의 전환서에 가깝다.

 

이 책의 출발점은 협상에 대한 인식 전환이다. 저자는 협상을 이기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문제 해결의 과정으로 정의한다. 협상이란 상대를 굴복시키거나 양보를 얻어내는 기술이 아니라,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상호 이익을 창출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협상을 심리전이나 설득 기술로만 이해하던 기존의 통념을 근본적으로 뒤흔든다.

 

저자는 협상을 다섯 단계로 구체화한다. 수용하기(Accept), 분석하기(Analyze), 올바른 인사이트 얻기(Insight), 약점 버리기(Eliminate Weakness),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기(Return to the Table)의 순서이다. ‘수용하기단계는 협상 상황을 회피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그것이 인간관계 속 필연적인 과정임을 받아들이는 단계이다. 협상을 감정의 충돌이 아닌 대화의 출발점으로 인식하는 태도야말로 첫걸음이다.

 

두 번째 분석하기단계에서는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저자는 준비(preparation)와 계획(planning)을 명확히 구분한다. 계획이 하나의 시나리오라면, 준비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하는 전략적 사고의 확장이다. 협상에서의 준비는 단순한 정보 수집을 넘어, 상대의 동기, 상황의 제약, 감정의 흐름까지 입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저자는 준비 없는 협상은 이미 패배한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단언한다.

 

세 번째 올바른 인사이트 얻기단계는 협상의 본질적 전환점이다. 저자는 상대의 입장(position)’이 아닌 이해관계(interest)’를 탐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요구의 이면에는 감정, 가치, 두려움, 필요가 뒤섞여 있다. 상대가 왜 그 입장을 고수하는지, 그 배경에는 어떤 욕구가 자리하고 있는지를 이해할 때 협상은 대립의 장이 아니라 공동 문제 해결의 장으로 바뀐다. 이는 협상이 곧 공감적 사고의 훈련임을 일깨운다.

 

약점 버리기단계에서는 협상 과정에서 자신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을 인식하고 극복하는 방법을 다룬다. 저자는 특히 타협(compromise)은 최선의 선택이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많은 사람이 협상에서 서로 한발 물러서는 타협을 성공으로 여긴다. 그러나 그는 타협이 종종 창의적인 해결의 가능성을 차단한다고 말한다. 협상의 목표는 서로 조금씩 손해 보는 합의가 아니라, 양쪽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상호 이익(mutual gain)의 창출이다. 마지막 단계인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기는 협상의 실행과 회고를 의미한다. 협상은 한 번으로 끝나는 행위가 아니라, 과정 속에서 배우고 개선하는 순환적 경험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21세기의 문맹자는 읽고 쓰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고, 버리고, 다시 배우지 못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 허버트 저주이 - 본문 중에서 174>

 

이 책의 또 다른 강점은 풍부한 실제 사례 중심의 구성이다. 저자는 기업 인수합병, 조직 내 갈등, 국제적 협상, 스포츠 협상 등 복잡하고 현실적인 협상 장면을 제시하며, 각 단계의 원칙이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러한 사례들은 협상이 특정 직업군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 속에서 필수적으로 작용하는 소통 능력임을 깨닫게 한다.

 

하버드 로스쿨 협상 수업이 전하는 교훈은 명확하다. 첫째, 준비 없는 협상은 이미 실패한 협상이다. 협상 전에 자신과 상대, 그리고 상황을 입체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둘째, 타협은 첫 번째 선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진정한 협상은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창의적 대안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셋째, 협상은 관계의 재설계 과정이다. 단기적 승리보다 장기적 신뢰와 존중이 더 큰 성과를 이끈다.

 

특히 인상적인 대목은 협상은 결국 자기 성찰의 과정이다라는 저자의 통찰이다. 협상은 상대를 설득하거나 조종하는 기술이 아니라, 자신의 욕구와 감정, 한계를 인식하고 조율하는 내면적 훈련이다.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를 이해하기 위한 태도와 자신을 성찰하는 성숙함이다. 이는 협상을 삶의 철학적 과정으로 확장시키는 저자의 독창적 시선이라 할 수 있다.

 

결국 하버드 로스쿨 협상 수업은 협상을 기술이 아닌 태도의 문제, 즉 관계를 바라보는 관점의 문제로 다룬다. 저자는 협상이야말로 공감과 성찰이 만나는 지점이라고 말한다. 준비와 관찰, 성찰과 신뢰가 어우러질 때 협상은 단순한 거래를 넘어 관계를 새롭게 설계하는 도구가 된다.

 

이 책은 리더, 직장인, 협상가뿐 아니라, 일상에서 설득과 조율의 순간을 맞이하는 모든 이에게 통찰을 준다. 협상을 더 이상 두려움의 장이 아니라 성장의 기회로 바라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협상 지침서를 넘어 현대적 소통의 교과서라 할 만하여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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