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 - 유전과 환경, 그리고 경험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케빈 J. 미첼 지음, 이현숙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9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를 읽고서···.
케빈 J. 미첼의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는 인간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본성’과 ‘타고남’의 문제를 유전학과 신경과학의 시선으로 깊이 있게 탐구하는 책이다. 신경과학자이자 유전학자인 저자는 뇌의 구조와 발달, 유전자의 작용, 그리고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우리가 ‘왜 지금의 나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이 책은 단순한 유전자 결정론이나 환경 결정론의 이분법을 넘어, 인간 발달의 복잡성과 개별성에 주목하며, 독자에게 과학적 사고와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동시에 요구한다.
이 책은 총 11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장 ‘본성이란 무엇인가?’에서는 인간의 성격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타고남’의 개념을 탐구하는 것으로 시작해, 마지막 11장 ‘유전자 너머의 세상’에서는 유전과 환경을 넘어 인간 정신과 존재의 복잡성을 조명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유전과 뇌 발달의 과정을 단순한 기계적 메커니즘으로 환원하지 않고, 그 안에 존재하는 ‘우연성과 변이성’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유전자는 일종의 청사진이라기보다 가능성의 구조를 제시하는 틀에 가깝다. 동일한 유전자를 지닌 쌍둥이조차 전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인간의 발달이 얼마나 복합적이고 예측 불가능한지를 잘 보여준다. 저자는 유전적 요인이 인간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이 매우 미묘하고 다층적임을 밝히며, ‘유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단순화된 통념에 강력하게 반박한다.
책에서 특히 인상 깊은 부분은 ‘정상’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해석하는 방식이다. 저자는 자폐 스펙트럼이나 ADHD 같은 신경 발달상의 차이를 병리적 시각으로만 보지 않고, 인간 다양성의 자연스러운 일부로 바라본다. 이는 진화의 산물일 뿐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포용성과 다양성의 가치를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통찰이다. 우리가 어떤 존재로 살아가게 되는가는 단순히 ‘유전’이나 ‘환경’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복잡한 여정임을 일깨운다.
<"재능은 누구도 맞힐 수 없는 과녁을 맞히는 것이고, 천재성은 누구도 볼 수 없는 과녁을 맞히는 것이다." -쇼펜하우어- 본문 중에서 283쪽>
또한 이 책은 뇌의 발달이 단지 유아기나 아동기에 국한되지 않으며, 전 생애에 걸쳐 유전적 요소와 환경적 경험이 상호작용하며 계속해서 변화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변이’는 개인 고유의 특성과 삶의 방향을 형성하며, 이는 교육, 정신건강, 사회제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인간을 이해하려면 단일한 기준이나 평균값이 아닌, 각 개인의 고유한 발달 궤적을 이해하는 접근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이 책이 던지는 핵심 교훈은, 인간은 단순한 생물학적 산물이 아니라, 유전과 환경, 그리고 무수한 우연들이 상호작용하여 형성된 유일무이한 존재다. 우리는 유전자를 통해 많은 것을 타고나지만, 그것이 곧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삶의 경험, 선택, 사회적 조건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존재다. 이러한 통찰은 자기 이해는 물론,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보다 깊이 있는 이해와 존중을 가능하게 한다.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는 과학서이자 동시에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과학적 설명이 철학적 사유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그 사유는 다시 우리의 삶에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독자는 이 과정을 통해 ‘나는 누구인가’, ‘타인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된다. 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간의 복잡성을 정직하게 탐구하는 이 책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소중한 통찰을 제공하는 책이다.
#책과콩나무 #케빈J미첼 #우리는무엇을타고나는가 #오픈도어북스 #유전자 #뇌과학 #본성 #유전 #진화 #선천성 #후천성 #논쟁 #무농 #무농의꿈 #나무나루주인 #감사한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