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덜어낼수록 더 단단해진다 - 『도덕경』이 건네는 비움의 철학
이길환 지음 / 필름(Feelm)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삶은 덜어낼수록 더 단단해진다을 읽고서···.

 

삶은 덜어낼수록 더 단단해진다는 제목에서부터 이미 책의 방향성과 철학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덜어낸다는 말은 단순한 정리나 절제를 넘어 삶의 본질로 돌아가려는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복잡함과 과잉의 시대에 더 많이 가지려는 욕망 대신 무엇을 내려놓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단순한 감성 에세이가 아니다. 노자의 도덕경을 저자의 삶 속에 비추어 현대적으로 재조명하며, 오래된 지혜를 오늘의 현실 속에서 새롭게 풀어낸다. 고전 속 철학을 삶의 언어로 풀어내는 방식은 이 책의 깊이를 한층 더한다. 특히 도덕경을 통해 저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삶의 철학이 담겨있는 비움, 흐름, 자연스러운 삶의 원리는 책 전반에 걸쳐 일관되게 녹아 있다.

 

내용은 1깨달음을 위한 자세’, 2비움이 주는 자유’, 3관계를 망치지 않는 마음의 기술’, 4나를 다스리는 힘등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었으며, 각 장은 독립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전체적으로 유기적인 흐름을 이루며, 독자에게 삶의 중심을 점검하고 스스로를 정돈할 기회를 제공한다. 단순한 조언이나 일회성 통찰이 아니라, 삶 전체를 관통하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읽는 이의 사고를 확장시킨다.

 

이 책의 핵심은 단연 비움의 가치다. 저자는 비움이 곧 포기나 체념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의 방향을 선택하는 주체적 태도라고 말한다. “욕심을 버리면 부족함이 없다”, “만족은 멀리 있지 않다와 같은 문장은 우리가 무심코 받아들여온 욕망의 구조를 되짚게 하며, 덜어냄이 곧 채움이 될 수 있다는 역설을 조용히 일깨운다.

 

<"거세게 부는 바람도 아침 한나절이면 멈추고, 소나기도 하루를 넘기지 않는다. 천지자연조차 부자연스러운 것은 오래 하지 못하니, 사람도 이를 본받아 부자연스러움을 버려야 한다." 본문 중에서 51>

 

특히 인상적인 것은 흐름에 대한 통찰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삶을 억지로 통제하려 하기보다 흐름에 자연스럽게 자신을 맡기는 태도를 제안한다. 조급한 사회, 경쟁적인 구조 속에서 많은 이들이 방향을 잃고 무리하게 애쓴다. 하지만 저자는 그렇게 삶을 쥐어짜듯 살아가는 대신, 때로는 멈추고 흘러가는 대로 두는 것이 더 나은 해답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단순한 체념이 아니라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는 지혜이다.

 

또한 책 전반에는 자연스러운 삶에 대한 애정이 스며 있다. 저자는 인간이 자연의 일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며, 자연에서 배우는 삶의 방식에 주목한다. 해가 뜨고 지는 일상, 바람과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나무처럼, 우리 역시 억지스럽지 않은 방향으로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독자는 무리하게 자신을 몰아붙이며 살아온 일상을 되돌아보게 된다.

 

독자에게 가장 인상 깊게 다가오는 점은 이 책이 조언하지 않고 곁에 머무른다는 점이다. 저자는 훈계하거나 정답을 내세우지 않는다. 그 대신 자신이 깨달은 것들을 조용히 들려주며, 독자 스스로 삶의 방향을 성찰하도록 유도한다. 이 점에서 이 책은 자기계발서와는 거리를 둔다. 다그치지 않고 기다리는 글, 바로 그 점이 이 책의 울림을 더욱 깊게 만든다.

 

이 책은 채우는 삶이 아니라 덜어내는 삶, 억지로 흐름을 잡는 삶이 아니라 흘러가는 대로 살아보는 용기, 부자연스러운 경쟁보다는 자연에 순응하는 지혜를 말한다. 그것은 결코 나약한 태도가 아니다. 오히려 더 단단한 내면을 갖기 위한 성찰의 과정이며 우리에게 필요한 진짜 강함이다. 삶은 덜어낼수록 더 단단해진다는 복잡한 세상에서 자신을 잃어가는 이들에게 덜어내는 것이 곧 다시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는 길임을 조용히 일러주는 책이다.

 

#필름 #이길환 #삶은덜어낼수록더단단해진다 #도덕경 #책추천 #비움 #흐름 #자연스러운삶 #무농 #무농의꿈 #나무나루주인 #감사한삶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