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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등 뒤에서
권동복 지음 / 하움출판사 / 2025년 8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아들의 등 뒤에서》를 읽고서···.
《아들의 등 뒤에서》 읽는 내내, 마치 저자의 거실 소파에 앉아 그의 삶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었다. 저자가 아들에게 남기듯 써 내려간 이 자전적 에세이는 화려하지 않지만 깊이 스며드는 울림이 있다. 책장을 넘길수록, 저자가 살아온 길이 한 편의 잔잔한 영화처럼 눈앞에 펼쳐졌다. 영남대학병원에서의 작은 기적, 울산의 바닷바람 속 일상, 미국 앨라배마의 이국적인 풍경, 평촌에서 마른 뼈가 살아난 듯한 순간, 그리고 코로나 시절의 고요한 방 안까지. 그 모든 장면은 특별하지 않은 듯 보이지만, 곱씹을수록 깊은 향을 풍긴다.
이 책의 가장 빛나는 점은 꾸밈없는 진솔함이다. 저자는 화려한 성공담보다 솔직한 실패담을 먼저 건넨다. 아들에게 들려주듯, 때로는 부끄럽고 때로는 눈시울을 적시는 순간까지 숨김없이 기록한다. 그래서인지, 책장을 넘기는 내 마음은 어느새 방심한 채 저자의 이야기에 기대어 있었다.
<"우리는 세상을 한쪽만 보고 그 모습에만 집착할 수 있는데, 다른 모습도 분명히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본문 중에서 45쪽>
‘아들에게 남기는 유산’이라는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그것은 돈이나 재산이 아니라, 함께 걸었던 길과 나눈 웃음, 믿음과 감사였다. 아버지가 아들을 향해 보내는 눈빛 속엔 세상의 모든 부드러운 강함이 있었다. 그 시선이 내 마음을 서서히 데운다.
읽는 동안, 중년 남성이 느끼는 미묘한 감정들이 피부로 와닿았다. 자녀가 독립하며 생기는 허전함, 그 빈자리를 채우는 신앙과 감사, 세월이 주는 체념과 또 다른 시작에 대한 기대. 저자의 문장은 그 감정을 억지로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꺼내놓는다. 그래서 독자인 나 역시 마음 한구석을 열어 보이게 된다.
책을 덮은 뒤, 나는 내 안의 질문을 마주했다. ‘나는 내 가족의 등 뒤에서 어떤 뒷모습을 남기고 있을까?’, ‘내 삶에서 전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이 책은 정답을 말하지 않는다. 대신 조용히 거울을 건네어, 스스로 들여다보게 한다.
『아들의 등 뒤에서』는 한 사람의 자전적 기록이자, 세대를 넘어 마음을 잇는 가교다. 읽고 나면,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지고, 멀리 있는 가족에게 안부를 묻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아버지의 등 뒤에서 느껴지는 그 묵직한 온기가, 책을 덮고도 오래 내 곁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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