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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
김요한 지음 / RISE(떠오름) / 2025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각성》을 읽고서···.
《각성》은 그 제목처럼 내면의 잠에서 깨어나 현실을 직시하려는 용기 있는 기록이다. 이 책은 단순한 자기고백이나 감성적인 글쓰기를 넘어서, 오랜 시간 외면해온 감정들과 흐트러진 삶의 구조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한 사람의 치열한 고백이자 자구(自救)의 여정이다. 저자는 ‘버티기 위해’, ‘무너지지 않기 위해’ 글을 썼다고 말한다. 그것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문장이 아니라, 무너지는 자신을 붙들기 위한 치열한 사투의 결과물과 같은 에세이다.
책은 1절 ‘진동’에서 시작해 100절까지 이어지는 독특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절은 독립적인 글처럼 보이지만, 앞과 뒤의 글이 부드럽게 연결되며 하나의 흐름을 만든다. 이 비연속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전개 방식은 처음엔 다소 낯설 수 있지만, 읽을수록 저자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는 힘을 지닌다. 각 절마다 저자의 삶과 감정이 다층적으로 녹아 있어, 독자는 단절 없이 그의 내면세계를 따라가게 된다.
《각성》은 화려한 문장이나 위로의 언어보다, 거칠고 단단한 현실의 언어로 채워져 있다. 저자는 삶의 표면을 덮어온 채, 외면하고 눌러두었던 감정들을 하나씩 꺼내어 마주한다. 그것은 곧 자기 자신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일이고, 동시에 삶의 구조를 다시 세우려는 시도이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고통과 혼란, 자책과 용서는 읽는 이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진짜 부유한 삶은, 혼자 있어도 괜찮은 삶, 아무것도 없어도 무너지지 않는 마음, 거절해도 괜찮은 관계. 가장 소중한 것은 처음부터 내 안에 있었다. 어떤 자리도, 어떤 이름도, 어떤 허상도 그걸 대신할 수 없다." 본문 중에서 52, 53쪽>
이 책은 전형적인 자기계발서나 힐링 에세이와는 다른 결을 가진다. 위로나 조언보다 먼저,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현실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여준다. 감정을 분석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그 감정의 한복판으로 뛰어드는 저자의 자세는 묵직한 진정성을 띤다. 그 속에서 독자는 스스로 외면해온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특히 인상 깊은 문장은 “모든 고통은 넘침에서 시작된다. 넘치는 마음, 넘치는 욕망, 넘치는 허상, 그것들은 반드시 썩는다. 터지고, 무너지고, 사라진다."라는 대목이다. 이 구절은 고통을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면서도, 그 근원을 직시하는 저자의 태도를 보여준다. 고통은 외부로부터의 침입이 아니라, 내면의 과잉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는 통찰은 독자들로 하여금 자기 성찰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 책은 위로하지 않는다. 대신 함께 앓고, 함께 무너지고, 그 폐허 속에서 다시 살아보자고 말한다. 그것이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힘이다. 삶에 대한 위선 없는 응시, 감정에 대한 솔직한 접근, 그리고 문장에 깃든 진심은 독자로 하여금 자기 자신의 감정과 삶의 구조를 돌아보게 한다.
《각성》은 화려하지 않지만 강력한 책이다. 누구나 감정을 외면하며 살아가는 시대에, 감정과 삶을 정면으로 마주한 기록은 하나의 거울이 되어 우리를 비춘다. 1절에서 100절까지 이어지는 절묘한 흐름은 단순한 나열이 아닌 하나의 큰 이야기로 독자를 이끈다. 이 책은 무너지지 않기 위해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그 무너짐마저도 삶의 일부임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자신을 소중히 지키는 방법을 되새기게 하는 책이다. 스스로의 감정에 솔직해지고 싶은 이들, 진심으로 자신을 마주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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