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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사랑이 없다면, 그 무엇이 의미 있으랴 - 에리히 프롬편 ㅣ 세계철학전집 4
에리히 프롬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삶에 사랑이 없다면, 그 무엇이 의미 있으랴》를 읽고서···.
《삶에 사랑이 없다면, 그 무엇이 의미 있으랴》는 ‘세계철학전집 – 에리히 프롬 편’으로, 이근오가 엮은 책이다. 이 책은 사랑을 인간 존재의 본질적 문제로 바라본 에리히 프롬의 사상을 중심으로 구성된 인문 철학 에세이이다. 단순한 명언집이나 철학 요약본이 아니라, 프롬이 전 생애에 걸쳐 던졌던 사랑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오늘의 언어로 풀어낸 성찰의 기록이다.
이 책은 총 8개 챕터로 구성된다. ‘소유에 지배당한 인간’, ‘사랑의 종류’, ‘어떤 사랑을 해야 하는가’, ‘성숙한 사랑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사랑에 실패하는 이유’, ‘사랑을 왜 배워야 하는가’, ‘사랑하는 법’, ‘이별’이라는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랑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다층적이고 체계적으로 풀어낸다. 각 장은 프롬의 사유를 바탕으로, 사랑의 본질에서부터 실천, 실패, 그리고 떠남까지를 다룬다. 이 구성은 독자가 사랑을 단순한 감정이 아닌 ‘삶의 태도’로 접근하게끔 돕는다.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프롬의 철학을 오늘날의 감성과 언어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프롬은 사랑을 인간이 진정으로 자기를 실현하고 타인과 연결되는 방식으로 이해하며, 이를 사회적 실천과도 연결한다. 이근오는 이러한 사유를 선별하고 재구성하여, 독자들이 스스로 삶의 방향과 사랑의 방식을 되돌아보게 한다.
<"사랑은, 세상에 나 말고 나만큼 귀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배우는 과정이다." 본문 중에서 177쪽>
서술 방식은 인용과 해설의 균형에 있다. 각 장은 프롬의 대표 저작들에서 뽑은 핵심 문장이나 단락으로 시작되며, 이에 대한 짧고 명료한 해설이 이어진다. 철학적인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어렵지 않게 읽히며, 감성적 울림과 지적 자극을 동시에 전달한다. 독자들은 이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사랑과 관계, 존재에 대해 조용히 성찰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성숙한 사랑에 대한 깊은 통찰이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본 요소는 ‘보살핌, 책임, 존중, 지식’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하며, 사랑을 단순한 감정이 아닌 성숙한 인격과 실천이 요구되는 삶의 태도로 바라본다. 여기서 보살핌은 단순한 친절을 넘어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며, 책임은 단순한 의무를 넘어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응답을 의미한다. 존중은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의 성장을 지지하는 태도이고, 지식은 사랑하는 이를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꾸준한 관심과 노력을 뜻한다.
프롬은 이 네 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사랑이 성숙하고 지속 가능한 관계로 발전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사랑을 감정이나 충동으로 여기는 현대 사회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며, 사랑이란 배워야 하고 실천해야 하는 ‘능동적 행위’임을 일깨워 준다.
이 책은 단순한 철학서가 아니다. 사랑이라는 보편적이면서도 본질적인 주제를 통해 독자에게 삶의 방향을 다시 묻게 하는 인문학적 안내서다. 프롬의 사상을 오늘의 언어로 정리한 이근오의 엮음은 철학적 개념을 현실의 삶과 연결하는 데 훌륭한 가교 역할을 한다.
《삶에 사랑이 없다면, 그 무엇이 의미 있으랴》는 각박한 일상 속에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다시 불러내는 책이다. 그것은 로맨스가 아니라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며, 결국 인간다움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은 독자에게 삶의 방향을 다시 묻고, 마음 한편을 따뜻하게 데운다. 사랑을 배우고, 실천하고, 끝내는 것까지, 삶의 전 과정을 사랑의 관점에서 조명하는 이 책은 우리 모두가 품어야 할 질문 하나를 다시 던진다. “나는 지금, 사랑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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