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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가 처음인 당신에게 - 제대로 알고 즐기는 옛 그림 감상법
이장훈 지음 / 미술문화 / 2025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동양화가 처음인 당신에게》를 읽고서···.
《동양화가 처음인 당신에게》는 동양화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 문턱을 낮춘 따뜻한 입문서이다. 이 책은 단순한 기법 설명서가 아니라, 동양화라는 예술 속에 담긴 철학과 미학, 그리고 삶의 태도까지 함께 전한다. 저자는 ‘처음’이라는 단어에 주목하게 하며, 두려움이나 선입견 없이 그림을 시작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친절하고도 사려 깊은 시선으로 독자를 이끈다.
이 책은 1부 ‘동양화를 알아가는 시간’과 2부 ‘동양화를 즐기는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양화의 역사적·철학적 배경과 기초 이론에서부터 실제 그리기 과정과 감상의 자세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다루며, 이론과 감상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구성되어 있다. 기술적인 설명에 그치지 않고, 예술에 담긴 정신과 삶의 태도까지 함께 체험하게 함으로써 독자가 부담 없이 동양화의 세계에 입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색은 동양화를 기법 중심으로 설명하기보다, 그 안에 담긴 ‘느림의 미학’과 ‘여백의 의미’를 되새긴다는 점이다. 저자는 동양화를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닌 ‘자연을 담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붓 하나로 세상을 마주하고, 그 안에서 자신을 비추는 과정이라고 하는 것 같다. 또한 기교보다는 본질에 집중하게 만든다. 먹을 갈고 종이에 붓을 얹기까지의 모든 시간이 곧 수행이자 사유라는 의미에서, 그림이라는 행위 자체를 하나의 삶의 태도로 바라보게 한다.
<"여백은 은유적이면서 암시적인 여러 감상을 떠올리며 감상자의 눈에서 대상의 본질이 완성되게 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표현입니다." 본문 중에서 86쪽>
특히 인상 깊은 점은 그림의 기술보다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을 강조한 점이다. 나무의 결, 바람의 흐름, 안개 낀 산의 실루엣을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시선은 단지 그림을 위한 훈련이 아니라, 세상을 대하는 태도의 전환이기도 하다. 동양화는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는 예술이며, 보이는 것에만 익숙해진 우리의 감각을 일깨운다.
《동양화가 처음인 당신에게》는 단순한 회화 입문서가 아니다. 이 책은 동양화라는 예술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제안하는 철학서이자, 독자로 하여금 ‘그림을 그리는 삶’을 상상하게 만드는 감성 에세이다. 조용하면서도 단단한 목소리로 “지금, 당신도 동양화를 품위 있게 감상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이 책은, 예술이 일부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님을 일깨우며, 동양화에 대한 진면목과 가치를 전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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