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자유 - 일의 미래, 그리고 기본 소득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협찬] 모두를 위한 자유를 읽고서···.

 

모두를 위한 자유는 현대 사회가 직면한 자유의 본질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철학적 에세이로, 자유를 단순한 개인의 권리로 보지 않고, 공동체 속에서 실현되어야 할 실질적 조건으로 재정의한다. 이 책은 총 5개 파트 노동 세계의 혁명’, ‘노동이란 무엇인가?’, ‘오늘날의 노동과 사회’, ‘무조건적 기본 소득’, ‘의미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질까?’로 구성되어 있으며, 6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 속에 치밀한 논리와 통찰을 담고 있다.

 

프레히트는 신자유주의 체제하에서 자유가 오히려 다수의 자유를 억압하는 기제로 전락했음을 비판하면서, 진정한 자유는 평등과 연대 속에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자유는 국가의 간섭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인간이 존엄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이 보장될 때 실현된다는 것이다. 그는 철학, 정치학, 경제학, 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자유의 의미를 시대적 맥락 속에서 재해석한다.

 

특히 이 책은 과학문명과 AI의 급속한 발전이 노동의 가치와 구조를 어떻게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는지를 심도 있게 분석한다. 프레히트는 자동화와 인공지능의 확산으로 인해 수많은 직업이 사라질 뿐 아니라, 노동 자체가 더 이상 인간 삶의 필수 조건이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는 '무조건적 기본소득' 개념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기본소득은 16세기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18세기 토마스 페인의 주장에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오래된 아이디어로, 현대에 들어서 특히 실리콘밸리의 기업가들과 경제학자들, 사회 비판적 지식인들 사이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프레히트는 기본소득이 단순한 복지정책이나 생계보장 차원을 넘어, 인간이 ''로부터 해방되어도 존엄과 의미를 지니며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철학적·사회적 실험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그는 기본소득을 무비판적으로 옹호하지 않는다. 기본소득이 노동 윤리의 해체, 사회적 분열, 국가 재정의 부담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반론과 비판도 함께 소개하며, 이 논쟁의 복잡성과 현실적 한계를 균형 있게 제시한다. 프레히트는 찬반을 넘어서 기본소득을 둘러싼 치열한 논의 자체가 현대 사회가 직면한 구조적 위기를 직시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미래에 필요한 삶의 기술은 자기 동기 부여다. 어린이와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도 지속적으로 동기를 북돋우는 교사 없이도 자기 학습을 위한 동기를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한다. 어린아이든 성인이든 자신이 왜, 무엇을 위해 배우는지 알 때 가장 잘 배운다." 본문 중에서 522>

 

또한, 그는 노동이 없는 사회에서 인간은 무엇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는 노동이 인간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였던 과거로부터, 이제는 의미 있는 활동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과정에서 의미 사회로의 이행은 기술 발전과 맞물려 인간 중심의 사회를 재건할 수 있는 열쇠로 제시된다.

 

책 말미에 수록된 미래학교의 열두 가지 원칙은 특히 인상적인 부분이다. 프레히트는 미래 사회를 위한 교육의 방향성과 철학을 제시하며, 기술 중심의 사회에서 인간다움과 창의성, 윤리적 판단력을 키우는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이 열두 가지 원칙은 단순한 교육 정책 제안이 아니라, 인간다운 사회를 위한 실질적 토대이자, 독자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핵심 메시지로 다가온다.

 

모두를 위한 자유는 단순히 철학적 논의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자유, 노동, 소득, 교육 등 인간 삶의 본질적 요소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하게 되며, 과학기술이 주도하는 변화의 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얻는다.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명료한 문체와 설득력 있는 논리는 독자를 끝까지 이끈다. 이 책은 단지 현재를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다 인간적인 미래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우리 시대를 사는 모든 이에게 권할 만한 철학적 지침서이다.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모두를위한자유 #리하르트다비트프레히트 #열린책들 #박종대 #무조건적기본소득 #미래학교 #노동 ##무농 #무농의꿈 #나무나루주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