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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새로운 지정학 수업 - 대륙부터 국경까지 지도에 가려진 8가지 진실
폴 리처드슨 지음, 이미숙 옮김 / 미래의창 / 2025년 6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완전히 새로운 지정학 수업》을 읽고서···.
《완전히 새로운 지정학 수업》은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여온 세계의 경계와 권력 질서가 얼마나 허구 위에 세워져 있는지를 날카롭게 지적한다. 폴 리처드슨은 이 책에서 정치 지도 위에 그려진 선과 색, 대륙과 국가의 구분, 심지어 ‘세계’라는 개념 자체가 얼마나 자의적이고 서구 중심적 인식에 기초했는지를 고발한다. 이는 단지 이론적 논박이 아니라, 실제 외교·전쟁·무역·인구이동 같은 현실 지정학이 어떻게 허구에 의해 움직여왔는지를 풍부한 사례와 통찰로 드러낸다.
책은 세 부분으로 나뉜다. 1부 ‘현실에 근거하지 않은 현실’은 우리가 진실이라 믿어온 세계 지도와 대륙 구분의 인위성을 파헤친다. 대표적으로 ‘몇 개의 대륙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대륙의 수조차 인문학적·정치적 산물임을 설명한다. 2부 ‘허구 위에 쌓인 허구’에서는 인구 통계와 민족, 도시의 개념이 어떻게 권력을 위한 도구로 조작되었는지를 조명한다. 3부 ‘신화는 여전히 계속된다’는 역사 서술, 서구 제국주의의 잔재, 그리고 냉전 서사들이 여전히 국제관계 속에 살아 숨 쉬는 현실을 드러낸다. 특히 ‘아프리카–영화로운 제국의 사라진 역사’에서는 유럽이 지워버린 아프리카의 근대사와 지식 체계를 복원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결국 국가는 먼 과거부터 확고하게 뿌리를 내린 고정불변의 공동체가 아니다. 민족주의를 강조하는 관점은 오히려 국가의 취약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135쪽>
저자는 독자를 이끌며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대륙’이라는 개념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거나, 도시의 구분이 정치적 상상력의 산물이며, 지정학이 과학이 아니라 믿음의 체계임을 반복해 강조한다. 이러한 전복적 통찰은 세계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려는 독자에게 강한 충격과 깨달음을 안겨준다. 이는 지정학을 단순한 국제 관계 이론이 아니라, 인간이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고자 하는가’에 대한 사고 실험의 장으로 이끈다.
이 책은 우리가 서구 중심의 세계관과 역사관에 얼마나 깊이 매몰되어 있었는지를 자각하게 한다. 그리고 이제는 그 틀에서 벗어나 비서구 세계의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아야 함을 강하게 일깨운다. 세계를 보는 지도를 바꾸는 일은 곧 세계를 대하는 태도를 바꾸는 일임을 독자에게 환기시킨다.
이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점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지리 개념 하나하나가 사실은 힘 있는 자들의 해석이었고, 그것이 곧 국가 간 권력의 경계를 결정지어왔다는 사실이다. 폴 리처드슨은 이 책을 통해 독자의 고정관념을 흔들며, 진정한 ‘세계시민’으로서의 시각을 갖게 만든다. 《완전히 새로운 지정학 수업》은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바꾸고 싶은 독자라면 읽을 가치가 있는 현대 지정학의 안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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