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학의 부활 - 미국 제재 정책의 트릴레마(Trilemma)와 한국의 선택 AcornLoft
주현준 지음 / 에이콘온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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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지경학의 부활을 읽고서···.

 

지경학의 부활은 세계경제와 국가 전략을 지경학(地經學, Geoeconomics)’이라는 프레임으로 재정립하게 만드는 책이다. 저자 주현준은 경제·안보·외교가 얽힌 글로벌 환경 속에서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실증적 자료와 논리로 짚어낸다. 기존의 지정학이 군사나 외교 중심이었다면, 지경학은 경제를 주축으로 권력과 전략을 다룬다는 점에서 시의성과 현실성을 갖는다.

 

책은 총 7개 장으로 구성된다. ‘미국 제재의 정의와 제도적 기반에서 출발해 미국 제재의 역사’, ‘미국 제재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 ‘제재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1·2’, ‘중국의 반격’, ‘한국의 선택순으로 전개된다. 각 장은 미국 중심의 글로벌 질서 속 제재 정책이 어떻게 전개되고, 그것이 한국의 산업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공급망, 첨단 기술, 금융,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는 지경학적 충돌 양상을 사례와 함께 서술해 정책 이해도를 높인다.

 

서술 방식은 간결하면서도 날카롭다. 이론적 토대 위에 실증 사례를 더해 독자들이 국제 질서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미국의 제재가 단순한 외교 수단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설계된 경제적 압박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의 산업 구조와 외교적 입지를 되짚는다. 기술 패권, 경제 주권, 외교 자율성 등의 주제가 교차하면서 복잡한 국제 질서 속에서 한국의 선택지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짚어준다.

 

<"미국이 안보 강화를 위해 디커플링을 더욱 심화할 경우, 중국의 서방 의존도는 크게 감소하게 되고, 이는 결국 미국 및 동맹국의 중국에 대한 전략적 레버리지를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본문 중에서 193>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교훈은 명확하다. 오늘날 경제는 더 이상 경제만의 문제가 아니며, 안보와 외교, 산업 정책이 복합적으로 연결된 총체적 전략속에서 움직인다는 점이다.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원칙 없는 대응은 치명적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경고한다.

 

정책 입안자와 당국자에게 이 책은 경고이자 제안이다. 지금이야말로 한국의 전략적 자산과 리스크를 정확히 파악하고, 경제 안보를 중심으로 외교·통상·산업 정책을 통합적으로 설계해야 할 때임을 강조한다. 단기적 인기나 산업적 이익에 매몰되지 말고,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과 지경학적 감각으로 장기적 국가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강한 시사점을 던진다.

 

지경학의 부활은 단순히 국제 정세를 해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을 진지하게 묻는 책이다. 변화하는 세계 질서 속에서 필요한 것은 수사적 외교가 아니라, 판을 읽고 전략을 세우는 지경학적 감각임을 강조한다. 대한민국의 위치와 방향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필독서로서 권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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