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권력, 미식 경제학 - 음식이 바꾼 부와 권력의 결정적 순간들
쑤친 지음, 김가경 옮김 / 이든서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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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식탁 위의 권력, 미식 경제학을 읽고서···.

 

쑤친의 식탁 위의 권력, 미식 경제학은 우리가 매일 접하는 음식이라는 소재를 통해 세계사의 흐름과 경제학의 원리를 짚어내는 책이다. 저자는 인류의 생존 전략과 문명 발달의 중심에 먹거리가 있음을 강조한다. 단순한 생존을 넘어 식량은 언제나 권력과 지배의 수단이었으며, 현대에는 국가 간 무역과 외교, 시장 경쟁의 중심축으로 작동한다고 분석한다.

 

책은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진화의 선택에서는 인류의 조상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가 먹이를 선택하던 시기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후 수요와 공급의 힘‘High risk, high return’ 장에서는 식량을 중심으로 경제학의 기본 원리, 즉 자원의 희소성과 위험에 따른 보상 체계를 설명한다. ‘화폐전쟁’, ‘은이 촉발한 디플레이션 위기에서는 고대와 근대의 식량 무역이 화폐와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감자와 산업혁명에서는 한 작물이 어떻게 산업구조와 인구 분포를 뒤흔들었는지를 보여준다.

 

저자가 주장하는 핵심은 분명하다. 음식은 단순한 생존 수단이 아니라, 인류의 선택과 문명, 경제 체계를 움직이는 근원적 힘이라는 점이다. 글로벌 유통 사례 등은 우리가 무심코 먹는 식탁 위의 음식들이 사실은 국가의 전략 자산이며, 시장을 둘러싼 권력 게임의 결과물임을 말해준다.

 

<"양식 창고가 가득하면 예절을 알게 되고, 먹고 입을 것이 풍족하면 자연히 영광스러운 것과 수치스러운 것을 알게 된다." 본문 중에서 213>

 

저자는 향신료를 둘러싼 유럽의 대항해시대 이야기를 통해, 단순한 식재료 하나가 세계 무역의 중심이 되고, 해양 제국의 흥망을 좌우했음을 강조한다. 후추, 정향, 육두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결국 유럽 열강의 식민 확장으로 이어졌고, 이는 세계 경제의 판도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먹거리 하나가 무역로를 열고 제국을 움직였다는 사실은, 경제가 어떻게 욕망을 매개로 움직이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한편, 명나라의 사례는 경제적 통찰이 결여된 과시욕이 어떻게 국가의 쇠퇴를 불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세계 최대의 함대였던 정화의 원정 이후, 명나라는 스스로 해양 교역을 단절하고 은의 국제적 흐름을 막아버리며 고립을 자초했다. 저자는 이를 세계와 연결되지 않은 경제는 결국 쇠퇴한다는 교훈으로 이끈다.

 

이 책이 특히 인상적인 이유는 익숙한 먹거리 사례를 통해 경제학의 핵심 원리를 직관적으로 설명한다는 점이다. ‘수요와 공급’, ‘위험과 수익 간의 균형’, ‘화폐의 가치와 거래 수단으로서의 기능’, ‘무역과 식량을 둘러싼 국제 질서등의 개념을 식재료와 음식에 얽힌 역사적 사건과 연결해 쉽게 풀어낸다. 특히 저자는 먹는 행위가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국가의 전략적 의도와 글로벌 공급망의 논리에 따라 형성된 결과물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먹거리 소비의 이면에 숨겨진 경제적 권력의 흐름을 날카롭게 드러낸다.

 

먹을거리의 경제학은 먹거리를 통해 경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며, 경제학이 결코 숫자와 차트에만 머물지 않는 삶의 학문임을 일깨운다. 복잡한 경제 개념이 식탁 위의 현실과 만날 때, 독자는 이론 너머의 구조와 권력을 생생하게 체감하게 된다. 이 책은 경제에 관심 있는 독자뿐 아니라, 인류의 생존 전략과 문명의 흐름에 호기심이 있는 이들에게 통찰과 흥미를 동시에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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