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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알토, 자본주의 그림자 - 미국경제 욕망의 역사
말콤 해리스 지음, 이정민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2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서평/협찬] 《팔로알토, 자본주의 그림자》를 읽고서···.
《팔로알토, 자본주의 그림자》는 실리콘밸리의 중심지인 팔로알토를 통해 미국 자본주의의 발전과 그 그림자를 탐구하는 책이다. 저자 말콤 해리스(Malcolm Harris)는 팔로알토의 역사적, 경제적, 사회적 흐름을 짚으며, 이곳이 어떻게 혁신과 부의 상징이자 불평등과 착취의 온상이 되었는지를 날카롭게 분석한다. 실리콘밸리를 단순한 기술 발전의 산실이 아니라, 자본주의 시스템의 축소판으로 바라보며 그 이면을 파헤치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팔로알토의 역사를 단순한 지역사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미국 경제와 세계 자본주의의 흐름 속에서 분석한다는 점이다. 1800년대 중반부터 현대까지 약 150여 년 동안 캘리포니아 산업이 발전하는 과정을 상세히 서술하며, 금광 산업의 흥망과 대규모 농업의 발달, 특히 관개 기술과 수확 증대 기술이 어떻게 경제적 성장을 견인했는지를 설명한다. 이와 함께 인구 구성의 변화와 노동력의 유입, 경제 제도의 변화가 지역 사회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며, 팔로알토가 단순한 부유한 도시가 아니라 미국 자본주의의 실험장이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스탠퍼드 대학의 설립 배경과 발전 과정도 중요한 부분으로 다뤄진다. 철도 산업으로 부를 축적한 릴런드 스탠퍼드가 아들의 죽음을 계기로 대학을 설립한 과정, 그리고 이후 스탠퍼드 대학이 어떻게 연구 중심 대학으로 성장하며 실리콘밸리의 혁신을 이끄는 기관이 되었는지를 탐구한다. 이는 단순한 교육 기관의 발전을 넘어, 자본과 지식이 결합해 경제적·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해 가는 과정으로 설명된다.
<"캘리포니아가 미국의 미국이라면 팔로알토는 미국의 미국의 미국이다. 기회뿐 아니라 쇄신 역시 끊임없이 일어났다." 본문 중에서 557쪽>
이 책은 팔로알토의 아픔과 부흥도 함께 조명한다. 올론족 등 원주민 탄압과 노동 착취, 불평등 심화 속에서도 기술 발전과 경제 성장의 중심지로 부상한 이 지역은 혁신과 착취가 공존하는 현대 자본주의의 본질을 상징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역사적 사실과 경제 이론을 결합하고, 정치·사회적 맥락 속에서 실리콘밸리의 성공과 그 이면의 문제를 동시에 조명한다.
서술 방식은 연구서와 르포르타주의 결합 형태로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치밀한 논증을 전개한다. 저자의 논조는 비판적이며, 실리콘밸리의 성공 신화가 실상은 노동력 착취와 불평등 심화의 결과임을 강조한다. 이 책은 방대한 역사적 맥락과 다양한 개념을 다루기에 독자가 소화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기술 발전과 자본주의의 관계, 경제적 불평등 문제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팔로알토, 자본주의 그림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경제 시스템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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