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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향기가 있는 길
이국현 지음 / 등(도서출판) / 2025년 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사람의 향기가 있는 길》를 읽고서···.
《사람의 향기가 있는 길》은 여행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그 만남 속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는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속에서 느낀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여행이란 단순히 공간을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으며 삶의 향기를 느끼는 과정임을 강조한다.
저자는 30년 동안 미술교사로 재직하다 명예퇴직 후 본격적으로 여행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책은 태국, 베트남, 미얀마 3개국을 여행하며, 주로 그곳 소수민족의 삶을 가까이에서 보고 느낀 경험을 기록한 여행기다. 특히 태국 치앙마이 북쪽의 작은 도시 메홍손에서 소수민족이 살아가는 모습을 조명하며, 그들의 일상과 문화를 세밀하게 담아낸다. 베트남에서는 다낭과 하롱베이를 거쳐 등렁마을과 흐몽족의 생활을 탐방하는데, 저자가 ‘50여 년 전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이라고 표현한 대목에서 그의 여행관과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 미얀마에서는 트레킹을 하며 현지인들과 교류한 경험을 풀어내는데, 이는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그들의 삶 속으로 깊이 스며들어 함께 호흡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네가 행복해야 한다. 힘들게 살지 말아라. 엄마는 널 다 이해한다. 네가 얼마나 마음 아프고 힘든지를 생각하면 엄마는 마음이 너무 아프단다. 널 엄마가 어떻게 키웠는데 널 엄마가 어떻게 살렸는데, 네가 힘들고 아프단 말이냐. 그래 엄마는 네 편이다. 너 하고 싶은 대로 하거라." 본문 중에서 126쪽>
이 책의 특징은 감성적인 서술과 따뜻한 시선이다. 저자는 여행지를 설명하는 데 집중하지 않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를 통해 인간적인 온기를 전한다. 또한, 여행을 통해 삶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고, 나아가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길 위에서 마주하는 우연한 인연들이 어떻게 깊은 울림을 주는지, 그리고 그 만남이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책을 읽다 보면 ‘사람의 향기’라는 표현이 단순한 은유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사람마다 지닌 고유한 삶의 향기가 있고, 그것이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더 깊이 배어든다. 저자는 그 향기를 느끼고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여행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이는 단순한 볼거리나 명소 방문이 아니라, 사람을 통해 삶을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임을 강조한다.
또한, 저자는 여행 중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는다. 오랜 시간 집을 떠나 있으면서 어린 딸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자주 곁을 지켜주지 못하는 아버지로서의 애틋한 부성애를 내비친다. 여행이 주는 자유와 설렘 속에서도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묻어나며, 결국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다만, 책이 전반적으로 서정적이고 철학적인 내용이 많아 일반적인 여행 정보를 기대하는 독자들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여행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그 만남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깊은 울림을 주는 내용들이고,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삶의 향기를 찾고 싶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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