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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예찬 - 문학과 사회학의 대화
지그문트 바우만.리카르도 마체오 지음, 안규남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4년 9월
평점 :
◆ 《문학 예찬》을 읽고서···.
《문학 예찬》은 지그문트 바우만과 리카르도 마체오가 문학과 사회학의 관계에 대해 나눈 대화를 엮은 책이다. 이들은 편지 형식을 통해 문학과 사회학이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심도 있게 논의한다. 많은 논평가들이 이 두 학문을 별개의 분야로 보았지만, 바우만과 마체오는 문학과 사회학이 공통된 목적을 공유한다고 주장한다. 연구 방법이나 결과 도출 방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이러한 차이점이 오히려 두 학문을 보완적이고 필수불가결한 관계로 만든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책은 그들의 논의를 통해 독자에게 문학의 본질과 그 사회적 역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이해하게 된다.
책의 전개 방식은 독특하다. 편지 형식으로 진행되는 대화는 격식을 벗어난 자유로운 문체로 이루어져 있어 독자에게 두 저자의 사유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방식은 독자가 그들의 논리를 보다 쉽게 따라갈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문학과 사회학이라는 두 분야가 만나면서, 독자는 두 학자의 시각 차이와 공통점을 통해 깊이 있는 지식을 공감하게 된다.
이 책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다양한 문학 작품과 소설, 그리고 영화나 음악 등의 현대 문화 콘텐츠를 인용하여 논지를 전개하는 점이다. 바우만과 마체오는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같은 고전 작가들의 작품뿐만 아니라 현대적 예술 작품을 통해 문학이 사회를 어떻게 반영하고 해석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이로 인해 독자는 문학이 단순한 예술적 창작물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문학과 사회학이 다루는 주제와 방식은 다르지만, 결국 인간과 사회를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공통된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있다.
독자로서 특히 인상 깊은 부분은 문학이 단순한 이야기 그 이상이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바우만과 마체오는 문학이 사회적 문제를 설명하고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문학 작품은 독자의 감정을 자극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현실을 반영하고 해석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바우만과 마체오가 문학을 통해 사회적 불평등, 권력 구조, 도덕적 갈등을 탐구하는 방식은 매우 흥미롭다. 독자는 문학이 문학 자체를 넘어서 사회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매개체라는 점을 깨달을 수 있다.
또한, 이 책에서 강조되는 또 다른 측면은 문학이 사회적 변화를 촉진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문학은 사회의 부조리와 문제를 드러내고 독자들이 그것을 성찰하도록 돕는다. 바우만과 마체오는 문학이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불의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중요한 도구라고 강조한다. 문학은 단순히 개인의 내면을 탐구하는 것을 넘어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변화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이와 더불어, 두 학자는 현대인이 직면한 문제들과 인터넷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바우만은 특히 현대 사회에서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가 인간의 관계와 소통 방식을 어떻게 변형시키는지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그는 현대인들이 온라인 세계에서 자신을 표현하면서도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지 않고, 피상적인 소통에 그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문학과 같은 깊은 성찰을 요하는 활동이 온라인 공간에서는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문제점을 드러낸다. 인터넷의 즉각적인 정보 소비와 빠른 피드백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은 점차 사유와 반성의 시간을 갖기 어려워지고, 이러한 환경은 문학과 같은 느리고 깊이 있는 작업이 주는 가치를 점점 더 간과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문학 예찬》은 문학과 사회학이 어떻게 서로 상호작용하며 우리 사회를 깊이 이해하는 데 기여하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책이다. 독자는 문학이 예술적 창작의 영역을 넘어 사회적 현실을 반영하고, 나아가 그것을 비판적으로 해석하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도구로 기능하다는 사실을 배우게 된다. 이 책은 독자에게 문학이 단순한 이야기 이상의 가치가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가 사회적 문제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해결하는 중요한 매개체임을 깨닫게 해준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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