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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사가 들려주는 산업 이야기 4 - 지정학과 경제 ㅣ 신용평가사가 들려주는 산업 이야기 4
김명수 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3월
평점 :
◆ 《신용평가사가 들려주는 산업 이야기 4》를 읽고서···.
이 책은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NICE 신용평가의 임직원들이 주요 경제 이슈와 산업 동향에 대해 논평한 글을 모아 출간한 것으로, 2021년에 1권을 펴낸 이후 이번에 ‘지정학과 경제’라는 부제로 4권째 발간되었다.
《신용평가사가 들려주는 산업 이야기 4》는 복잡하고 다채로운 산업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유용한 가이드이다. 신용평가사라는 독특한 시각을 통해 산업의 흐름과 변화를 분석하고 설명하며,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유익한 내용을 담고 있다. 분야별 저자는 신용평가사로서 다양한 산업을 평가하고 분석한 경험을 바탕으로, 각 산업이 직면한 주요 이슈와 도전 과제, 그리고 미래 전망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특히, 이 책은 단순히 데이터와 통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경험과 사례를 통해 생생한 이야기를 전한다. 이는 독자들이 산업의 복잡한 구조와 역동성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공산권 붕괴 후 30년 동안 세계의 모든 자원, 노동, 기술, 자본을 동원하여 경제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은 끝나고, 이제는 블록별 경제가 각자도생의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세계는 ‘서구 vs 중·러’라는 두 개의 블록으로 분리되었다. 약소국들은 미국을 위시한 서구와 중·러 블록 사이에서 어느 한 편에 편입을 강요받는 상황에서, 한 국가가 흥망성쇠의 갈림길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에 대한 지혜가 필요한 시기이다.
NICE 신용평가의 대표이사는 "미국의 대외정책은 항상 세력균형을 지향한다. 중동의 세력균형 축이 사우디 vs 이란이라면, 아시아의 세력균형 축은 중국 vs 일본이다."라고 주장하며, 과거 미국과 일본이 경제 발전 과정에서 겪었던 부침을 바탕으로 세계열강의 세력 싸움 틈바구니에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냉전기 한국은 서구 국가들의 보호 대상이었지만, 신냉전기 한국은 서구 사회에 어떤 역할과 기여를 기대하고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부인할 수 없다.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단순히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것만으로 우리의 미래가 보장된다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중동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일본 경제가 부활을 꿈꾸며, 미국과 중국이 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는 지금, 미일 간 협력이 긴밀해져 가는 시대에 한일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국내 정치적으로도 혼선과 논란이 존재하고 민감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책에서는 정부와 산업계가 어떻게 대처하고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저자는 세계 전자 산업계에서 미·일·중 3개국이 앞으로 어떤 연구개발 경쟁을 펼칠지는 불확실하지만, 현재로서는 세계 신기술은 미국과 일본이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 등 몇몇 분야에서 세계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기타 산업은 그렇지 못한 국내 산업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더욱 분발해야 할 시점이며,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향후 한국 경제가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엔저라는 새로운 변수를 맞아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에 대해 정부와 산업계의 역할을 요구하고 기대를 담고 있다. 또한 국내 경제에서 복병으로 등장하는 부동산 시장의 난제와 최근 고조되는 PF 위기 등 금융시장의 주요 과제도 다루고 있다.
독자는 신용평가 분야 전문가들의 시각을 통해 국제 정치·경제·산업 현안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지정학적 약점을 가진 우리나라가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산업계가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경제 발전을 이루기 위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데 참고할 만한 책이다.
※ 출판사(지식과감성)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