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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시대
제레미 리프킨 지음, 이경남 옮김 / 민음사 / 2010년 10월
평점 :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공감 능력을 발견하면서, 새로운 시각으로 인간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은 공감할 수 있고 그 공감으로 이해관계없는 타인을 공감하며 도울 수 있다. 더 나아가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들과 환경에도 공감하고 협력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에서 엔트로피 언급을 빼놓을 수 없는데, 엔트로피로 인한 환경 위기는 모든 인간이 공감해야 초월적인 협력을 통해 도래하지 않도록 지킬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은 제한되어 있고, 이미 환경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제러미 리프킨은 특정 시점이 오면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다. 그 의미가 무엇일까.
인간은 이기적이면서도 물질적인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것은 도구화할 수 있다. 이런 것은 공감 능력을 떨어뜨리고 만족할 수없이 끝없는 욕망으로 치닫는다.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의 삶 속에서 적당하게 만족을 느낀다. 만족을 느껴야 행복해질 수 있고 새로운 분산 자본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인터넷이 발달되면서 익명성을 통해 사람들 속에서 더 강한 자아를 표출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은 자신과 더 닮은 사람들을 쉽게 찾아낼 수 있고 어울릴 수 있게 되었다. 온라인 인간관계로 외로움이 해소된다고 대답한 사람은 반절 정도였다. 완벽하게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없겠지만 다른 형태로 도움받을 순 있을 것이다.
인간의 공감 능력에 대해 이해하고 그것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자세하고 깊이 있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작가의 말처럼 공감 능력이 다가오는 환경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인간 의식의 세 단계, 즉 신학적, 이데올로기적, 초기 심리학적 단계라는 주류 정통 사상에서 도덕적 권위는 몸의 경험을 타락하거나 불합리하거나 병적인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실체가 없는 권위였다. 결과적으로 역사 전반에 걸쳐 몸의 경험과 도덕적 규정을 가르는 하나의 간극이 가로놓였다. 마치 우리 몸의 경험이 도덕률을 따를 수밖에 없고 그 틀에 맞추어 그렇게 하도록 부추겨지는 것과 같다. (중략) 이것이 바로 철학자들이 끊임없이 들먹이는 존재와 당위의 간극이다. 즉 인간 행동의 실제 모습과 마땅히 해야 할 행동 사이의 간격을 메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실체적 경험이 부적절하고 도덕법칙과 상충하는 한, 인간 행동의 실제 모습과 그래야 되는 모습 사이의 간극은 사라지지 않는다.
- P220
다른 사람의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나의 모습인 것처럼 여기고 고통에서 벗어나 좀 더 잘 살아 보려는 그들의 노력을 격려하고 지지해 줌으로써 그들의 삶을 찬양할 때, 내 삶도 진지해지고 충만해지는 것이다. 그때 자아는 넘치고 확장되어 보다 넓고 포괄적인 동정적 참여 사회로 들어간다. 공감은 도덕적 영역을 넓힌다. - P221
진정으로 인간이 된다는 것은 보편적으로 공감하는 것이고, 따라서 실체적 경험 속에서 도덕적으로 적절하게 되는 것이다. - P222
신성한 왕은 자신을 인간이 아닌 전능한 천상의 질서와 동일시함으로써 지상에서 왕국을 다스려야 할 합법성과 권력을 확보했다. 수메르의 왕은 자궁에 있을 때부터 이미 신성을 부여받은 존재이고, 태어나서는 신들에 의해 키워졌다고 믿게 했다. (중략) 이집트의 모든 신들은 전능한 태양신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중략) 이집트 최고의 신 태양신은 ‘우주의 신‘이 되었다. (중략) 중국의 주 왕과 그 이후에 나타난 왕조의 황제들은 천자라는 말을 사용했다. 그들은 분명 인간이었지만 지상에서 천하를 대표하는 하늘의 사자로 추앙받았다. - P253
신화적 의식에서 과거는 연대기적 시간에 따라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존재하고, 또 각각의 설화는 늘 현재형이고 영원히 순환적이지만, 이와 달리 역사적 인식은 ‘옛날 옛적에‘ 식으로 모든 사건과 개인의 이야기가 고유하고 유한하며 반복될 수 없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분명히 드러냈다. - P263
인간의 조건을 설명해 주는 탈속적이고 신성한 존재도 없는 가운데 근대의 인간은 갑자기 모든 것을 떠맡은 채, 자신이 누구이고 왜 여기에 있으며 자신의 삶이 자아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스스로에게 말해주어야 하는 정신만 가지게 되었다. 인간 의식의 세속화는 자의식적 개인의 등장에 따르는 부수적 현상이다. 이후로 인간은 그들 자신의 의식과 내면의 대화에 열중하고 집단적 의식과 사회적 대화를 나눔으로써 ‘인간의 본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야 했다. - P396
사람들은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훨씬 더 긴밀한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삶을 살면서도 글로벌 경제를 도외시하는 등 갈수록 개인화되고 있지만, 심리학적 의식은 그들로 하여금 더 넓은 존재의 전 영역에서 자신들의 중추신경계를 문자 그대로 ‘드러나게 out‘ 만들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떠오르는 글로벌 문명에 어울리는, 보다 더 보편적인 공감적 포용을 창조했다. - P528
지역 차원의 코스모폴리타니즘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자리를 잡는 경우가 보통이라며 찬궉번은 이렇게 말한다. "하나의 문화가 다른 문화로 스며들 때, 자신의 모습의 절반은 잊히고 나머지 절반은 상대방의 문화를 바꾸어 놓는다." - P544
세계 경제가 하강 곡선을 그리는 상황에서 대처할 시간을 주지 않는 기후 변화의 충격이 수억 인구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운데, 가난한 나라에서 부유한 나라로 이동하는 국제 이민의 상승 기류는 몇 년 뒤면 아예 돌풍으로 변할 공산이 크다.
- P546
IT와 커뮤니케이션과 사회적 네트워크 이론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은 ‘좁은 세상‘이론을 자연재해 구조 활동이나 사람들을 정치적, 사회적으로 단합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호로비츠는 글로벌 인터넷 검색엔진과 사회적 네트워킹을 활용하여 "엔터키 한번 치는 것만으로 사람들을 움직여 커다란 인간 그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한다. - P592
MIT의 사회 학자 셰리 터클은 그녀가 초기에 조사했던 선구적인 작업을 근거로, 사이버 공간이 제공하는 익명성 덕분에 사람들은 평소의 만남에서는 마음 편하게 시도하기 어려운 페르소나와 역할을 취함으로써 자신의 다른 면을 실험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식의 역할연기는 지금까지 드러내지 않았던 페르소나를 시도해 보는 일종의 ‘연극적인 표현‘인 셈이다 - P715
인터넷은 말 그대로 수억 명의 사람들 가운데 비슷한 관심을 가진 사람을 빠르고 쉽게 찾아내어,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방법으로 새로운 관계를 꾸려 갈 수 있게 해 준다. - P716
지난 10년 동안의 조사 결과는 스크린 앞에서 자란 젊은 세대의 소통 능력을 의심하게 만든다. 어휘는 곤두박질 쳤고, 독해력과 의사 소통 능력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이런 요소들은 공감의 능력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 P728
우리의 생물학적 구조에 내장된 공감 성향은 우리의 인간성을 완성하게 해 주는 실패 방지용 메커니즘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인류를 하나의 대가족으로 묶어 주는 기회이다. 그래도 공감 성향은 꾸준히 연마해야 한다. 애석하게도 공감 충동은 사회적 힘이 분열로 동요하는 결정적 순간에 종종 무시당한다. - P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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