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금요일 힘찬문고 58
구니마쓰 도시히데 지음, 고향옥 옮김, 박경민 그림 / 우리교육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언지 알수 없지만 생각보다 너무 잘 돌아가거나

기대치 않았던 일이 벌어지고 내게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 갸우뚱거려지는 날이 있다.

너무 운수좋은 날 불안한 것처럼 말이다...

그날이 요이치에게는 그런 날이 아니였을까??

늘 등교 일등이였던 요이치를 제쳐두고 먼저 교실에 입성한 친구가 있고

그 친구가 요이치에게 숙제를 빌려주고.. 아이들과도 별 문제가 없고.. 이상한 기운이 흐르는 날..

돌아온 집에는 식탁가득 먹거리가 잔뜩 있고 배불리 먹으면서도 살짝 불안한..

그런 불안함이 현실로 다가 온 두 아이들의 모습에서 내 어린 시절 한자락이 살짝 겹쳐진다.

늘 먹던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밥을 먹게 하고 늘 등교를 채근하던 엄마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고

안방 가득이 낯선 기류가 흐르고 그날도 그랬다.

요이치의 금요일처럼... 내게 그날도 그러했다. 일찌감치 돌아간 나의 집에서 야빠의 죽음이 가다리고 있었다면

요이치의 집에는 아무리 기다려도 기다려도 엄마가 돌아오지 않았다..

동생 겐지와 함께 엄마에게 버림 받은 요이치

 

 

요이치의 엄마의 선택은 최선이였을까?

그렇게 아이 둘을 남겨두고 가는 발걸음은 가버렸을까?

몇 번을 뒤돌아보고 또 뒤돌아보고 했을터인지... 싶은 것이..

책장을 넘기는 내내 엄마의 맘으로 기분이 편치 않았다.

아무일 없다는 듯이 등교를 하고 동생을 챙기는 요이치의 모습에서 5학년이라서 그런가?

아님.. 아픔을 잘 견뎌내고 현실을 직시하는 능력이 뛰어난 아이일까??

벌써 집을 나간지 1년이 된 아빠의 부재가 익숙해져버린 탓에

엄마의 빈자리 역시 덤덤하게 그렇게 익숙해버리는 건가?

 

내 가정에게 이런 일이... 내 아이들에게 이런 일이 닥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등등..

질문에 질문이 꼬리를 물어 나를 괴롭힌다.

 

아직은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나이에 아빠를 먼저 보내고

생활전선에 뛰어든 엄마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서 5남매의 장녀인 나도 뭐든 해야했다.

무엇도 준비되지 않은 채.. 연탄을 수십번 꺼뜨리고 번개탄 외상을 수십번이나 하고서야

겨우 불구멍을 맞추고... 연탄 집게를 고정하고 뜸들이는 걸 수십번을 넘게 하고서야 겨우 밥다운

밥을 만들어내어 동생을 먹인 내 과거가 있어서인지.. 요이치의 생활 하나 하나가 헛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래.. 그럴 수 있지.. 조금만 힘내 요이치.. 조금만 힘내 요이치를 맘 속으로 열심히 외쳐댄다.

 

행여 내가 내 아이를 버리고 도망가는 절박한 상황은 일어나지 않으리라 장담하지만..

병으로 .. 혹은 생각지도 못한 사고로 아이들만 남겨질까봐.. 늘 두려운 나는 홀로 남겨진 아이들이

천덕꾸러기가 되지 않도록 평소에도 조금씩 집안일을 가르친다.

고작 2학년 딸아이에게 그건 좀 과하다는 말을 하는 이도 있지만..

그래도 세상일은 알수 없는 일 아닌가... 요이치처럼 저렇게 동생과 홀로 남겨지면.. 어째?? 하며

나의 이런 행동을 합리화 하며.. 책장을 넘기게 된다...

 

거짓말은 오래 가지 못하고.. 결국은 모두에게 엄마의 부재가 오픈이 되어버리는데...

마음을 나누게 된 친구 야마다와 미사코의 염려를 뒤로 하고 결국 아동보호소를 선택하게 되는 야마다와 겐지..

두 친구의 머뭇거림과 만류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을 함께 하는 장면에서는

정말 목이 메여서 책장을 넘기는 손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지금 요이치는 어디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

그 극한 상황에서도 동생의 손을 놓지 않고... 아픔을 견디며 대견하게 하루 하루를 보내는 녀석에게

누가 말썽꾸러기고 사고뭉치라고 말할 수 있을까? 

 

또 다른 제 2의 요이치 제 3의 요이치가 지금도 어디에서 힘들어하지 않을까?

행여 삶을 너무 쉽게 포기하지 않을까? 세상을 원망하며 망연자실하지 않을까?

하는 많은 생각을 가져다 주는 책이다..

 

하지만 감히 말하고 싶다... 아픔으르 이겨내는 자만이 웃을 수 있다고...

누구나 크기만 다를 뿐이지 수 많은 아픔을 안고 사는 것이라고.. 인생은 그러하다고..

힘내라고.. 힘내라고.. 그렇게 응원하고 격려해주고 싶다..

 

그리고 우리 좀 더 책임있는 부모이자..어른이 되자고... 힘주어 말하고 싶다..

서로 노력하고 이해하고 피를 나눈 이상 제발 잡은 손을 놓지 말자고..

더 이상 요이치와 겐지같은 부모없는 아이를 만들지 말자고...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