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쟁이 새색시 쏙쏙 뽑은 교과서 옛이야기 1
엄혜숙 지음, 정문주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엉덩이 추켜들고 방귀를 뿌웅 하고 끼면 집이 홀라당 날라가버리는

표지는 단박에 아이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6살 딸아이도 표지가 우스웠던지

"엄마 우리 아빠도 방구 많이 끼지만 집은 안 날라가지...냄새만 심하지~~"

하면서 내 앞에 떡하니 앉아서는 책을 읽어달라고 채근한다.

 

 

전래동화야 쉽게 여기 저기 눈에 띄지만 이 녀석의 구성이 참 새롭다.

여자들의 모험 이야기만 묶은 책이라 ~~

캬 ~~그거 괜찮은데 ~ 싶었다.

전래동화이긴 한데 여자들이 집에서 온갖 일을 하고

집을 떠나서는 집에서와는 전혀 다른 일? 모험을 하게 되는 재미난 이야기들이

총 6편이 실려져 있다.


 

그 첫번째 이야기는 내 복에 살지요 ~ 라는 이야기인데

부자 영감이 딸 셋에게 번갈아가며 잘 먹고 잘 사는 덕에 누구 덕이냐 묻자

막내 복남이만 자기 덕이라고 해서 아버지의 노여움을 사서 집밖으로 내쫓기게 되는 이야기다.

집에서 내 쫓겼지만...숯을 굽는 이와 결혼을 하고 금을 내다 팔아
자기 인생을 슬기롭게 잘 꾸려가고 결국 어려워진 형편의 부모님까지
잘 모시며 진정 자기 복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복남이

 


 

두번째 이야기는 아들을 바라는 부모님의 일곱번째 딸로 태어나 버림을 받지만
결국 귀하게 키운 여섯딸보다 더 질긴 생명력으로 살아남게 되고

아버지의 병을 고치기 위해 시약산 약물을 구하러가서 만나게 된 무장승과 아홉해를 살고
죽은 아버지를 신비한 세송이 꽃으로 살려내는 효성지극한 바라데기 이야기다.


 

뭐 두 말할 것도 없는 재미를 더하는 세번째 이야기
방귀 한번 잘못 끼고서 쫓겨나지만.. 방귀 한번 제대로 끼고서
다시 비단과 말도 얻어 남편과 돌아가는 방귀쟁이 새색시

 

네번째 이야기는 밤마다 사람으로 변하는

구렁덩덩 새선비 와 결혼을 해서 우여곡절을 겪게 되는 각시의 이야기...

결국 최후의 승자가 되는데... 사랑은 진정으로 절실해야 얻게 되는게 맞는 걸까?

 

우렁각시 이야기는 이웃집 남자 아이가 읽더니만..
나도 이런 각시 하나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떤다.
위기가 닥칠때 마다 도와주는 그런 멋진 각시...

이시대의 남자가 원하는 진정한 여성상 아닐까? ㅋ

 




마지막으로 실린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 이야기는 2학년 딸아이가

읽고 나더니 한다는 말이.. 아무리 힘이 없어보여도 서로 힘을 합치면

호랑이도 이길 수 있다는 그런 이야기지..... 하면서 스스로 교훈도 얻어낸다..

 

읽다보니 결말이 모두 행복하게 끝나서 너무 좋다고 말하는 딸아이

그러게.. 요즘 아이들에게 크게 행복할 일이 없었던 걸까?

아님... 힘있는 자만이 이기는 세상에 너무 길들여져서

이렇게 약한 자들이 스스로의 인생을 개척해서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에서

큰 용기와 대리만족을 얻게 되는걸까?

하여간 아이는 책을 덮으면서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엄마는 그 미소속에 전래동화만이 안겨줄 수 있는

순수한 교훈들을 잘 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뭐 제목만 들으면 들어봤을 법도 한 이야기와 이건 뭐지하는 새로운 이야기도

함께 담겨져 있는데 이 이야기들이

교과서에 고스란히 담겨진 옛 이야기들이라고 하니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교과서와 미리 친해질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되니

일석이조가 아닌가 싶다...

 

특히나 간결하고 발랄한 구성에다가 어투가 구어체로 되어 있어서
마치 할머니 무릎을 베고서 옛이야기를 듣는 듯한

그런 구수한 느낌과 통통 튀는 재미를 책을 읽는 내내 느낄 수가 있다.

 

늘 바쁘게 공부라는 궁지속에 내 몰리고...스마트폰과 게임기에 빠진 아이들에게

오늘은 엄마의 무릎 한자락을 내어주는 건 어떨까?

조잘 조잘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쏟아내는 아이의 말에도 맞장구 쳐주고

귀도 시원하게 한번 파주고선 어깨 토닥토닥 두들겨주며 옛이야기 한편

읽어주며 내 아이에게도 착하게 살다보면 복을 받게 된다는 옛이야기의 순수한 교훈을

자연스럽게 일러주는 ... 그런 저녁을 맞는 것은 어떨까 싶다.

 

2권 밥장군 통장군도 얼른 보고 싶어지는구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