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현의 제주도 이야기 - 어린이 제주 인문서 아이세움 배움터 32
주강현 지음, 조혜주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 아이 제주도 가 본 적 있나요?

 

 

저희 두 딸중엔 애석하게도 첫째 아이만 제주도를 2번 갔었답니다.

처음 갔던 건 첫돌 기념과 엄마아빠 결혼 4주년 기념에 의미를 부여해서

그간 여행 경비로 아껴왔던 쌈지돈들을 좀 탈탈 털어서 3박 4일 다녀왔었는데

사진은 가득한데 그때 기억을 하고 있으리라 기대하는 건 무리겠죠? ㅋ

 

 

두번째는 유치원 졸업여행으로 2박 3일 다녀왔었답니다.

7살때라서 그런지 이제 2학년이 된 딸아이는 졸업여행때의 제주도에 대해서

꽤나 많은 걸 기억하고 있더라구요..

 

가끔 그때 찍어온 졸업여행 DVD를 보면서 엄마 근데 저기가 어디야?

저긴 어디지? 엄마 한라산은 언제 폭발 할 것 같애?

엄마 제주도에선 나 집에서 나가고 없어요~ 하는 표시를 문에다 어떻게 하는 줄 알아?

엄만 신혼 여행때 가 봤다면서 그것도 몰라? 하고

물을 때가 있어요... 그걸 어떻게 다 기억해.. 하며...

모르세로 일관하는 소신 있는 엄마 ^^;;

 

아이에겐 딱히 100점 짜리 엄마가 못 되는 것 같아요..

사실 까 먹은 것도 있지만... 몰라서 모르는 것도 많아 답을 못 해주는 것도 많아요..

어찌.. 살고 있는 구미에 대해서도 제대로 모르는데

우리나라 최대 관광의 명소 제주도에 대해서 제가 여행가이드도 아닌데

다 알아야하냔 말이죠... ㅎㅎㅎ 끝까지 소신있는 엄마 ^^;;


 

제주도를 잘 알아야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는 것 같아요..

그냥... 제주도니까...

남들이 가 봤으니까... 나도 한번쯤은 가봐야지..

남들이 어디 어디가 좋다더라.. 어디어디서 사진찍으니 근사하더라 ~

제주도에 가면 흑돼지,전복죽,방어회는 꼭 먹어봐야한다더라...

 여행 가이드책을 통해서 나오는 명소라던지 맛집을 살펴보기 급급했었죠.

 

그러고 보니.. 왜 제주도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맘이 들지 않았을까 싶어요..

어른들은 그냥...일탈을 꿈꾸는 곳 ~

그래서 동경하게 되는 대한민국 넘버원 여행명소이지만..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가보더라구요...

 

왜? 왜? 왜? 를 달고 사는 내 아이..

제주도에 대해서도 좀 자세히 알고 싶었던가봐요...

이제 2학년이 된 딸아이는 이제 제주도를 가게 되면 정말루 제대로 살펴보고 기억할거라고

단단히 벼르고 있었어요... 엄마의 답변이 영 신통찮았던 게 가장 큰 이유겠지만..

그런 아이의 비장한 각오에 날개를 달아줄 책... 찾았어요.. 찾았어요...

 

좀처럼 어린이가 볼만한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낸 책을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어린이 제주 입문서

주강현제주도 이야기가 그 주인공이네요...

 

 

이 책 어찌나 제주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 잘 담아 놓았는지..

평소 제주도에 대한 질문에 제대로 답해 줄수 없었던 엄마는

메모까지 해 가면서 정말 제대로 읽어보았답니다. 

 

 

이 책을 한마디로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 한마디로... 어린이를 위한 제주도 이야기 이기도 하지만

어른도 몰랐던 제주도에 대한 역사와 문화를 익히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답니다.

 

바람이 많은 제주도에서 생겨나게 된 갖가지 나무들... 그 중에 폭낭의 고고한 자태..

초가지붕 처마밑에 풍채를 설치해서 비바람을 이겨내고..

지붕도 날라가지 말라고 둥글게 띠를 두른

그들의 생활상도 엿볼 수가 있었고...

오름이 무언고 했더니만... 큰 화산이 생길때 옆에 생기는 작은 화산을 이르는데

화산 폭발때 위로는 이 오름이 아래로는 동굴이 생겨나게 되고...

제주도의 역사와 풍습에 가장 가깝게 있는 생활의 본거지이기도 하대요.

그런데 한가지 웃기는 것은 백성들은 그렇게 바람을 이겨내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기 벅찼을터인데

제주목사 이원조는 백록담까지 가마를 타고 올라갔다고 하니... 푸하하하..

예나 지금이나.. 진상은 있나봐요...

심지어 동굴에도 가마를 타고 간 기록이 남아있어요..못말리는 높은 양반들..

 

용암투성이의 삭막한 돌무더기에서 생겨난 녹색의 정원 곶자왈..

곶자왈은 제주도를 3번이나 다녀온 나이지만.. 처음 듣는 말이였어요... 이렇게 창피할수가..

뿌리하나 제대로 내릴 곳이 없는 돌무더기에서

북방한계식물과 남방 한계식물이 공존하는 제주만의 숲을 이룬 그곳..

노루과 뛰어 놀고 꿩이 푸드덕 날아오른다는 곶자왈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고 후대에까지

물려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뿐이였답니다.

 

제주도 이야기를 읽는 내내

문화유산은 제자리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 라는 저자의 말에 백번 공감했답니다.

 

어느 곳이나 신기한 풀과 나무가 가득하고... 구로시오 난류가 흘러 늘 따뜻한 바다와

산길,밭길,바닷길,심지어 무덤까지도 돌로 둘러 쌓인 돌담가득 한 그곳..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다보면... 관광의 명소 제주도는 어디에 간데없고..

신기하고 놀라움만이 가득한 제주 문화에 대한 이해를 조금씩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답니다.

 

원래 남자들이 바다에 들어가 전복을 땄었는데...나라에서 너무 많은 전복을

바치라고 하니 견디다 못해 남자들은 죄다 도망가거나.. 아님 고기배타고 나갔다가 죽자

결국 여자들이 바닷속으로 뛰어들어 전복을 따서 바치면서부터 해녀가 생겨나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그런 역사의 산실인 해녀가 환경파괴와 어족자원부족, 험한 노동을 기피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들을 수가 있었어요...

 

탐라왕국이 어떻게 사라지게 되었는지..

돗통시,권당,봉덕과 굴목은 또 무엇인지...제주의 문화유산까지

어떻게 글로 풀어놓기에는 너무 방대한 제주도만의 특색있는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이 책은 아이와 함께 읽어보세요..

 

무작정 제주도를 가보기만 하면 다 된 것 마냥... 나 제주도 다녀왔다 소리..

이제 쉽게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이 책을 읽다보니.. 저는 제주도 3번을 모두 헛으로 다녀왔더라구요...

 

중주먹에 정낭을 몇개 걸쳐 놓느냐에 사람이 있고 없음이 표시되는 것까지

책에 실려 있어서... 소윤이가 보란듯 어찌나 으시대던지..

역시 이래서 아이들도 자신들이 듣고 본 지식을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기억하고 확인하는

그런 작업이 필요 한 것 같네요...

물론 이번 제주도 이야기에서는 모든 것이 새로워서 갈무리 해대기 바빴지만..

다음번 아이와 제주도를 갈때엔 하다못해 흑돼지 요리를 먹어도

전복을 먹어도 헛으로 먹지 않을 것 같네요.

그들의 생활과 역사를 고스란히 함께 곱씹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아이와 제주도 여행 무작정 가시나요?

떠나시기 전 아이와 함께 읽어보세요...강추입니다.

그들의 문화와 역사를 알고 떠나는 제주도 여행이야 말로 진정 제주도를 다녀왔구나

할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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