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를 드립니다 - 제8회 윤석중문학상 수상작 미래의 고전 27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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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참 교감이 잘 이루어지는 책을 만났다.

나는 이런 부류는 책들이 좋다... 나를 상대로 작가 이야기 하고 있지 않지만... 그가 적은 글속에

내가 녹아있음을 발견하게 되는 그런 이야기들 말이다.

사람들과 더불어 살다보면 대인관계 혹은 가족관계 등에 있어서 복잡미묘한 나의 감정선이 있다.

어떻게 느끼고는 있지만.. 그걸 말로 표현하기에는 구차하거나

 혹은 찌질해보이는... 그렇지 않다면..

나에게 그런 불편한 심리들..꺼림직하게 와 닿는 ..

심리들을 상대방에게 오해없이 전해줄수 있는 그런 표현들을

찾아내기가 마땅치 않음이 사실이다. 행여 조금만 섣불리 잘못 표현되어 전해질 경우

 나의 생각과는 달리 상대방에게

생각지도 못한 오해의 불씨를 떨어뜨리는 격이 되어버려서

아예 내 생각이란 애초에 있지 않았음이

훨씬 나을때가 많아서 그냥 나의 그런 생각들을 애시당초 생각도 하지 않고

도래질치며 접어 버릴 때가 많았는데

이금이란 작가는 그런 사람들의 심리.. 마음속에 담긴 꺼내기에는 서툰 표현들로 감히 쉽지 않은데

아주 잘 .. 섬세하게 끄집어 내어 글로 풀어놓았다.

그래서 속이 시원해짐과 소통이 되는 그런 느낌을 받는다.

그래..이런 마음인데 싶은 관계속에서 일어나는 마음을 아주 섬세하게 잘 표현해 놓았다.

게다가 구차하지도 않다.. 와.. 어떻게 이렇게 잘 썼지? 하며 작가의 약력을 보니 이미 이분의 글이

여러편 국어교과서에도 실렸네.. 왜 나는 이 작가의 글을 이제서야 보았을까? 싶다.

참.. 세상에는 많은 작가와 많은 책들이 있는 것 같다..

 

 

자주 본다. 많이 본다 싶었지만.. 이분의 글을 이제서야 읽게 됨이 살짝 억울해진다..

꼼꼼히 다시 이 분의 책들을 사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물씬 들게하는 이 책.. 사료를 드립니다.

이 책 안에는 조폭모녀,건조주의보,몰래카메라,이상한 숙제, 사료를 드립니다.

이렇게 범상치 않은 제목에

이야기들 5편이 실려져 있다. 모두 어른들도 공감할 만한 아이들의 심리가 잘 담겨져있다.

진정으로 아이들과 소통할 충분한 스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적은 글이라는 것이 한 눈에 느껴진다.

 

호감을 갖게 된 전학생 영민이가 자신의 엄마가 가르치는 학습지 학생임을 알고 불편한 맘에

관심을 접게 되지만 생각지도 않게 호감을 표현해오는 영민이...그리고 놀라게 되는 민지

늘 자신을 못마땅해한다고 생각한 엄마가 자신의 꿈인 개그우먼을 지지해주고 있다는 것도

영민의 입을 통해서 듣게 되자 엄마에게 가졌던 편견을 무너뜨리게 되는 조폭모녀

 

누나는 안구 건조증, 아빠는 피부 건조증, 엄마는 구강 건조증, 그런데 자신만 가족관계에서

소외되고 외롭다고 생각하게 되는 건우.. 친구 윤서를 통해서 마음의 건조증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자신도 가족과 같은 점이 있구나.. 하며..기뻐하지만.. 정작 자신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는

친구 윤서의 맘은 당췌 몰라주는 건조 주의보

 

좋아하는 친구에게 발렌타인데이때 근사한 초콜릿으로

 자신의 맘을 표현해보고 싶어하는 유나에게

의문투성이 할머니가 등장하고 그 할머니 짐을 들어드리면서 생겨나는 요술주머니.

그 과정에서 유나의 심리상태가 무척이나 재미나게 그려지고 있는 이야기..몰래카메라.

 

혜빈이반 아이들에게 떨어진 숙제. 아름다운 사람 찾기. 한달동안 아무 숙제도 없이

달랑 아름다운 사람찾기 하나이지만.. 그 과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속에서

 진정으로 아름다운 것이란

무엇을까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되고 버스안 바보와의 만남에서 그 답을 얻게 되는

 혜빈이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이상한 숙제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을 장식하는 사료를 드립니다.

분명 개장수일거야... 그 사람은 개를 파는 일을 그만둔게 아니라 시베리안 허스키 장군이를

어딘가에 팔아버리고 사료만 챙겼을꺼야.. 하는 생각을 그칠수 없게 만들었던 사료를 드립니다.

 

이야기를 읽는 내내 장군이를 데려간 그 사람은 장군이를 팔아버렸을거야...

하고 생각하며 읽었던 나는

교통사고를 내서 감옥에 가버렸다고..

그래서 아빠 혼자서 키우던 아이들이 둘만 남게 되면서 생계를 잇기 위해서

보내 준 사료를 팔아 돈으로 바꿀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리고 그렇다고 해서 장군이를 학대하거나 못되게 군건 절대 아니라

가족의 구성원으로 잘 지내고

있음을 확인하면서... 장우가 장군이를 눈물을 삼키며

 그냥 두고 올수 밖에 없었던 것처럼 똑같은 느낌으로 책 장을 덮게 된다...

 

이 5편의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참 많은 관계들 속에서 우리는 서로 어떤 생각을 하며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들을 하게 만든다.. 내가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른 생각과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고

나 위주로 생각했던 것들이 행여 타인에게는 또 그 위주의 일이 될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고..

들여다볼 수 없어 궁금했던 상대방의 마음을 알게 되는 순간 또 다른 감정이 일어나고..

요즘 아이들의 서로간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지내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소통의 부재 .. 이것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싶다.

 혼자만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그렇게 단정지어버림으로써 우리는 수 많은 관계속에서 진정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 잃고 사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아이들은 그런 현실의 진실을 부모의 잔소리 속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소통할 수 있는 이 책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찾아가고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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