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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위를 사랑한 고양이 ㅣ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26
레나 헤세 글.그림, 김현좌 옮김 / 봄봄출판사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거위가.. 거위가 날수 있나요?? 분명 우리 시댁에 있는 거위는 날지 못하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소윤이와 저는 착각을 했어요.. 우리 시댁에 있는 거위가 문제가 있는 줄 알구요.. ㅎㅎㅎ
소윤이는 할아버지댁 거위는 흰색이고 이건 회색거위라서 날수 있다고 우기고.. 나는 분명.. 거위는 못나는데... 하고...
둘이서 한참을 나니 못나니.. 하면서 실갱이를 하고 있는 차에 지켜보던 제 3자가 말하길
그럼 동물이 동화책에서 말은 어떻게 하냐고 하더라구요..
아하.. 나의 동심이 이렇게 무너졌구나.. 요즘 한참... 자연관찰 관련되는 책이랑 과학도서를 많이 접해서 인지..
뭐든지.. 원인과 결과가 분명히 나와야하며... 논리에 맞지 않으면 테클을 걸어댔던지라.. 하하하
그림책을 어린이 감성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분석하고 꼬투리를 잡을려고 했나봐요.
거위를 사랑한 고양이 .
외사랑일줄 알았는데 책을 읽다보니... 들고양이 프레드만 회색거위 애너벨을 좋아한게 아니더라구요.
즐거운 여름을 같이 보냈던 두 친구...
마치 소윤이 어릴때 친구와 소윤이를 보는 것 같았어요.
어린 시절부터 참 친하게 지낸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6살이 넘어서 서울로 이사를 갔거든요.
두 녀석은 그래도 꽤나 오랫동안 연락을 주고 받으며.. 그리워하기도 하고.. 생각도 많이 하고..
그랬었는데 이번에 그 친구가 캐나다로 이민을 가게 되어서 다시는 볼수 없을 것 마냥.. 소윤이가
들고양이 프레드가 우울해져있는 것 처럼 한동안 엄청 혼자서 심란해하더라구요..
그렇게 멀리 가버리면 어떻게 만나냐고... 하소연하던데.. 마치 회색거위 애너벨이 돌아올때까지 발만 동동 구르는
들고양이 프레드의 모습과 겹쳐보이네요..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이야기 해줬답니다.
저렇게 그리워하고.. 울적해있을 시간에 니 마음을 글로 써서 보내고.. 재미난 이야기도 함께 나누다 보면
저렇게 정말 사랑하는 친구들은 다시 만나게 된다고 말이죠...
그리고 정말 정말 진심으로 서로를 걱정하고 생각하고 기다려서 만나게 되면 처음 보다 더 서먹서먹해지는게 아니구
그 우정이 더 깊어지는 거라고 말해줄 수 있었어요.. 저 두 녀석들처럼요..
어찌보면... 이해하기 힘들었을수도 있지만..몇달 있으면 먼 곳으로 친구를 보내야하는
우리 소윤이의 마음과 너무나 잘 맞아떨어지는 이야기라서 아이와 함께 읽고 공감하기가 좋았던 책이 아닐까 싶어요.
이별을 힘들고 낯설어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쩜 당연한 이별을 받아들이고 그것마저도 즐길줄 안다면
그 다음 만남은 더욱더 빛을 발할수 있다는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