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좁은 아빠 푸른숲 어린이 문학 23
김남중 지음, 김무연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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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좁은 아빠...
책 제목을 보면서 "아이구...여기 또 소윤이 아빠처럼 벤댕이 속알딱지 한 분 계시구만" 이렇게 생각했다
절대 공감되는 이야기일거라는 확신하에 얼마나 기대를 많이 했는지 모른다.
책을 한장 한장 넘기는 순간... 어라.. 내가 생각한 것과 전혀 다른 주제의 이야기 이다.
하지만... 돌아가신 아빠와 공통 분모가 있었으니... 다시 책속으로 쑤욱 빠져든다..
그 속좁은 이란 뜻이... 그런 뜻이라니... 참 작가의 재치가 돋보인다.
 
이 책은 어린이 책이라고 하기에는 참 탄탄한 구성이다.
어른이 읽어도 전혀 식상하거나 유아틱 하지 않고 실생활에서 어느집에서 있을 법한
그런 이야기인지라 더욱 공감이 간다.
 
인물들의 이름도 특히나 인상적인것이..
 자동차 세일즈맨이면서 하루가 멀다하고 술을 마시고 술주정이 동네에 소문날만큼 대단한 현주 아빠 정대면
정대면씨보다 2살 연상에 논술선생님을 하고 있으면서 그 술주정을 진저리를 치는 진정란
아빠의 술주정때문에 늘 아빠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12살 소녀 정현주
현주의 철없는 동생 그래도 아빠가 술드시는 날이면 이불 뒤집어 쓰고 자는 척을 해야하는 정민두
금주와 금연으로 새로운 삶을 살수 있게 해줄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할아버지 주태백
아빠의 병원에서 만나게 된 암재발로 치료중이지만 현주에게 만큼은 늘 밝고 능글거리는 현주의 남자친구가 된 선우
 
ㅎㅎ


 
이들이 과연 어떤 이야기로 이 책에서 만나게 되었을까.. 보는 이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책장을 술술 넘어가게하는 드라마틱한 구성들이 이어져서 16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책이
한두시간안에 훌쩍 다 읽어버리게 만든다.
아빠의 술주정이 그치지 않고 연속되는 장면에서는 어이구.. 저런 아빠면 나도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겠다 싶은것이
한숨이 저절로 나오고... 주택백이란 사람을 만나서 금주가 되도록 해주기만 하면 하면서 2000만원을 입금하는 진정란씨를
보면서는 정말 얼마나 절실했으면 저러겠나 싶은 것이 제발 저 돈 떼이지 말아야할터인데 싶었다.
아빠의 주정과 반복되는 술을 드시는 모습에 진저리치는 현주와 민두를 보면서
과연 저 아이들이 아빠의 대한 불신없이 커나갈수 있을까 하는 염려도 커져만 갔다..
그런데 정말 주태백씨의 금주를 가능케 한다는 그 프로그램은 행여나 정말
실생활에서 저렇게 알코올중독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을 치료해낼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도 발동한다.
결국 그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아빠에게 거짓으로 암에 걸렸다고 하고.. 수술은 암치료가 아닌 지방흡입으로..
그뒤에는 암치료를 위해서 금주와 금연..절식을 해야한다고 말을 해서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게
만드는 것인데..... 에구... 정대면씨는 이 프로그램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하지만.. 뭔가 잘못 되어가는 것이.. 내시경과 각종 검사결과.. 현주아빠는 정말 암이였던 것이다.
오...2000만원...나는 순간 그 주태백씨에게 건넨 2000만원 생각이 났다..
하지만.. 그래도 아빠를 술독에서 빼오려는 가족의 노력이 어쩜 더 빨리 위암을 발견하게 되었으니
다행스럽다고 생각해야겠지... 아빠는 그렇게 해서... 위암 수술을 받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병원에서 재발된 암치료를 받고 있는 선우라는 친구를 만나게 되는 현주
선우는 현주에게 관심을 보이고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이런 선우가 현주도 싫지가 않고 아빠의 투병에
많은 도움을 선우로부터 받게 된다....
 
속좁은 아빠..이쯤하면 사람들은 알게 된다 왜 속좁은 아빠인지..
그건 바로 위를 잘라내서 정말 속 좁은 아빠라는 것이다.. 위를 다 잘라내면.. 속없는 아빠라고 하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할지.. 자칫 정말 무거운 이야기로 돌변해버릴수도 있는 주제를 가지고서
작가는 정말 독자를 웃게했다...울게 했다... 나중에는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들어준다.
 
아이들은 잘 모른다.
아빠가 왜 그렇게 힘들게 술을 마셔가면서 사회생할을 하는지..
아빠들도 모른다.. 내 아이들이 왜 시간이 갈수록 아빠라는 존재와 멀어지는지..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벌어지는 격을 조금이라도 좁힐수 있도록 노력하는 정대면씨를 통해서
이 시대 아빠들의 모습을 조금 대변하는듯한 느낌도 받는다.
 
오래전 위암으로 돌아가신 우리 아빠는 속없는 아빠도 속좁은 아빠도 되지 못했다.
어떻게 손을 써볼수가 없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현주는 금주에도 금연에도 성공한 속좁은 아빠를 새로 얻게 되었으니
더할나위없이 행복한게 아닌가 싶다..
금주프로그램으로 2000만원은 날리게 되었지만..
아빠의 암을 빨리 발견할수도 있었고.. 아직은 아프지만 열심히 치료해서 5년뒤에 만날것을 약속한
나쁜 남자인척 하는 착한 남자친구 선우도 알게 되었으니... 그 아이에게는 어쩜 이 우울해야만 하는 시간들이
나중에 컸을때는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고 말할만큼 크고 인상적인 시간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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